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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과 경북의 죽령(竹嶺)

소백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고갯길에 자리한 단양죽령휴게소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세 갈래 길로 통과를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길이 잘 만들어져 있을 때야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이 없겠지만 오래전에는 목이 되는 길이 있었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려면 모두 충북지역을 통과해서 가게 되는데 김제와 영동을 이어주는 추풍령이나 문경과 괴산을 이어주는 조령 그리고 단양과 영주를 이어주는 죽령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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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옛길은 죽령을 중심으로 영주와 단양을 이어 주던 옛날길어었다. 죽령으로 가는 길목에서 단양향교를 지나쳐가게 된다. 단양향교는 죽령을 통과해서 가던 사람들이 지나쳐가던 향교였을 것이다. 단양향교는 현존하는 건물로는 7칸 반의 대성전을 중심으로 서무(西廡) · 명륜당 · 동무(東廡) · 신문(神門) · 진덕재(進德齋) · 수업재(修業齋) · 풍화루(風化樓) · 제기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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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향교에서 국도를 따라서 10km쯤 올라가면 죽령이 나온다. 죽령은 영주시 풍기읍과 단양군 대강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죽령재 또는 대재라고도 부른다. 이곳은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곳이어서 다른 곳의 휴게공간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곳이다. 단얀 죽령휴게소를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숲을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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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소백산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산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곳이기도 하다. 단양죽령휴게소에서는 단양만의 농특산물도 구매할 수 있고 식사와 휴식도 취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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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는 소박한 사자락길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제3코스는 죽령 옛길로 죽령휴게소에서 당동리까지 이어지는 길이고 제4코스는 가리점 마을 옛길로 당동리, 장현문안골, 마조리, 노동리, 기촌교 기촌리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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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욱더 생동감이 느껴지는 뷰를 보여주는 죽령은 제5코스 황금구낭만길과 제6코스 온달평강 로맨스길, 제7코스 십승지 의풍옛길까지 이어지는데 김삿갓묘까지 걸어볼 수 있는 길로 인기가 많은 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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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옛길은 신라 아달라 이사금 때의 죽죽(竹竹)이라는 사람이 닦아서 '죽령'이라 불린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고구려의 전성기였던 장수왕 때는 고구려가 남쪽으로 세력을 뻗쳐 죽령이 고구려 남쪽-신라 북쪽 국경선이었고, 이는 진흥왕 때 신라가 고구려를 쳐서 빼앗는다. 이때 죽령 입구에 성을 쌓으면서 만든 비석이 단양 신라 적성비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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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마을지도를 보면서 이곳에는 온달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본다. 작지만 다양한 생태를 만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마을이다. 고구려의 온달 장군이 "죽령 이북의 땅을 찾고야 말겠다"라고 달려 나갔다가 유시로 유명을 달리했다. 평강공주와 그 유명한 설화의 온달장군이 이 부근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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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옛 고개 명품마을은 2021년 9번째 국립공원 명품마을이라고 한다. 소백산 자락 해발 700m에 위치한 산촌마을로 자연 속에서 동물, 식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필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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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옛사람이 되어서 죽령 옛길을 맛보기 차원에서 걸어본다. 중요한 교통로였기 때문에 20세기 초반에는 이 부근의 마을에서 서울로 갈 때 모두 죽령 옛길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죽령 옛길은 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과 길게 이어지는 수목 터널이 소백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끼게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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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여 년 동안 이 길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때론 울고 웃으며 기쁨의 환희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다. 길이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죽령 옛길은 명승으로 지정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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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개를 하나 넘으면 바로 경상북도 영주시가 나온다. 죽령은 옛날 어느 도승이 짚고 가던 대지팡이를 꽂은 것이 살아났다 하여 죽령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에 와서, 죽령을 따라 건설된 5번 국도(죽령로)는 차량들이 별로 없어 한산하지만 이렇게 머물러보니 소백산과 죽령옛길의 매력이 여전함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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