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지 않는 완벽한 가족상을 입힌 낯간지러운 히어로물
가족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판타스틱 4는 마치 전통적인 가족을 보여주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완벽해 보이는 부부와 철이 조금 없기는 하지만 활력을 부여하는 동생과 이 부부에게는 너무나 신뢰가 가는 친구까지 모이면 무언가 이루어질 것 같다는 이들의 활약상은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다. 상당한 능력을 가졌으며 재력도 있는 네 명이 우주로 탐사를 떠났다가 우주 방사선에 노출이 되어 각자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히어로로서 활약을 한다는 설정인 판타스틱 4는 지금까지 다른 배우로 다섯 번째로 그려진 영화지만 여전히 속편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전 작품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들이 조금 더 성숙된 느낌이라는 것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마치 사람들의 롤모델이 될 것 같은 이미지를 덧씌웠다. 완벽한 가족상으로 리드박사를 비롯하여 수잔 스톰, 조니 스톰, 벤까지 1960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어벤저스 세계관과 접점 마련을 위해 동일 지구가 아닌 다른 유니버스의 지구라는 공간을 택했다. 복고 및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주변 배경과 시대적 분위기가 있지만 기술적으로 본다면 지금보다 더 진보된 세상을 그리고 있다. 판타스틱 4가 거주하는 빌딩은 마치 토니스타크가 거주하는 스타크빌딩을 연상케 한다.
이들의 대사나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낯간지러운 느낌마저 든다. 특히 악역으로 등장하는 실버 서퍼의 비중도 적고 최고 포식자면서 동시에 절대적 힘을 지닌 갤럭투스가 정작 본인이 원하는 아이를 얻기 위해 굳이 뉴욕의 바다에 빠져서 행진하듯이 자신에게는 함정이 될만한 곳으로 걸어간다. 왜 그런 짓을 하지?라는 의구심이 들면서 몰입감을 떨어지게 하는데 특히 아이를 지키기 위한 무리한 행보는 다소 어색하기까지 하다.
행성 하나를 쉽게 먹어치울 수 있는 존재임에도 어벤저스도 아니고 애매한 능력을 가진 네 명에게 밀리는 느낌마저 드는데 아이를 지키기 위해 협력하는 판타스틱 4의 모습은 갤럭투스의 허술한 모습 때문인지 전혀 비장하게 보이지 않는다. 어벤저스의 비장함 같은 것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무언가 아이들 놀음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이상하게 전인류적이고 사람에 대한 사랑도 겉도는 느낌마저 든다.
이번 작품의 주제는 가족이다. 복잡한 사연들을 잘 표현했다고 하는데 이들의 가족은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완벽한 가족의 형태여서 그런지 딴 나라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능력과 에너지장을 이용해서 공격할 수 있는 수잔 스톰의 능력은 아이를 지키기 위한 순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도 어색해 보인다. 이제 아이언맨 시리즈나 어벤저스 시리즈를 마블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어벤저스가 너무나 잘 만들어졌기에 그럴 수도 있다. 디즈니는 여전히 초등학생 입맛을 가진 그런 따뜻함만을 추구하는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언제쯤 성인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1960년대는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던 시기로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 실행되던 때였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과학기술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시대정신으로 만들었지만 너무나 따뜻하고 악함 조차 착하게 그려지고 갤럭투스는 고질라처럼 걸어 다니는 이런 아름다운 아동영화를 관객들이 원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