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리버

인간성을 잃어버린 범죄자의 본질과 미국의 불편함을 그린 영화

사람들은 스스로가 지식이 부족한 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냥 먹고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면 사람의 뇌는 그 정도 용량이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 중에서는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사람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퇴화를 넘어서 인간성을 잃어버린 사람들 역시 존재한다. 인간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보통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단계에 가지 않았더라도 조건만 주어지면 그런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사실 잠재적 범죄자가 주변에 참 많다.


미국에 살아보지 않았고 미국에 가보지도 않았지만 미국문화에 대해 이해는 누구보다도 깊은 편이다. 영화, 드라마, 책 등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사실 살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은 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강하면서도 묘하게 야만적이면서도 질서가 유지되는 나라다. 미국의 강함은 지리적인 특성에 기인한다. 그 넓은 땅에 전 세계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생산이 된다. 너무나 넓기에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 자체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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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윈드리버는 스릴러영화이면서도 비극적인 미국의 현실을 덤덤하게 그려낸 영화다. 백인들의 시각으로 미국을 조각내고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몰아넣어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었으면서도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나라다. 인디언 보호지역이라는 의미는 이 땅에 살던 원주민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한 정책의 결과였다. 인도에 갔다고 착각을 하고 그곳에 살던 사람이라고 해서 인디언이라고 제멋대로 이름을 지어놓고 결과적으로는 아메리카에 정착한 미국인들은 그들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하고 대부분을 질병 혹은 살해의 방식으로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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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 몰아넣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넓은 지역에 살고 있는 것이 인디언들이다. 그들에게 기회는 많지가 않다. 그래서 마약등에 취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많다. 설원에서 발견된 한 소녀의 시체를 살펴보던 코리는 고요한 설원 위를 맨발로 달리던 한 소녀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게 되면 윈드 리버에서처럼 죽는 경우는 없겠지만 영하 20도쯤 되는 곳에서는 호흡을 과도하게 하면서 뛰어가면 폐세포가 죽어서 피가 나오게 된다. 결국 피에 질식해서 사망하게 되는데 그렇게 죽는 것은 극한적인 환경에서 산을 정복하겠다는 등산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사망소견이다. 그 과정에서 죽은 시체를 확인하고 신입 FBI요원인 제인이 사건 담당자로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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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일반적인 관점에서 자꾸 해석하려고 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뇌의 상당 부분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즉 자신의 욕망이라던가 편의에 의해서 얼마든지 누군가를 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특히 남자들은 술과 본능이 결합될 때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대다수의 남성들이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윈드리버에서처럼 고립된 지역에서 그렇게 살던 사람들 특히 스스로가 제어가 되지 않았던 범죄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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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리버는 야만적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환경의 실정을 전혀 모르는 FBI요원 제인과 자연의 냉혹함을 알면서도 인간성을 지키려는 코리 그리고 자신의 본능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너무나 넓지만 그들에게는 아주 좁은 세상이다. 한국인들에게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살라고 하면 답답해 미칠지도 모른다. 너무나 고요해서 그리고 너무나 아무 일이 없는 세상이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르는 세상이다. 교육 수준으로만 본다면 미국인의 평균보다 한국인들이 훨씬 높다. 문제는 교육 수준 상위에 이른 사람들의 순발력이 한국과 비교도 안될만한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백인들은 생각보다 상당히 우매하고 스스로가 우월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윈드리버는 의미 있는 영화다. 한국인들은 잘 접하지 못할 그 넓은 땅덩어리에서 생기는 일들에 대한 단상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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