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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비추는 시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이 자리한 은진미륵(恩津彌勒)의 관촉사

올해 불교의 국가이기도 한 태국을 방문했는데 그곳에도 대형 불상이 있다. 대형 불상이 영험하다고 해서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그곳을 하나의 코스처럼 방문하고 있다. 불교가 하나의 국가 이념처럼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고구려, 백제, 신라시대로 고려로 통일한 후에는 하나의 국교가 되었다. 고려 전기는 전국에 수많은 사찰뿐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불상이 마을 입구에 세워졌다. 고려의 틀을 자리 잡게 만든 광종은 지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요충지였던 논산의 지배를 위해 관촉사를 창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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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시선을 보기 위해 논산의 잘 알려진 사찰인 관촉사를 방문했다. 은진면 반야산에서 고사리를 캐던 한 여인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어 그곳으로 가보니 아이는 없고 큰 바위가 솟아 나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광종이 승려 혜명(慧明)에게 그곳으로 가서 바위를 불상으로 조성하라는 명을 내려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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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관촉사를 찾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은진미륵때문이다. 불상이 세워지자 하늘에서는 비를 내려 불상의 몸을 씻어 주었고 상서로운 기운이 21일 동안 서렸으며, 미간의 옥호(玉毫)에서 발한 빛이 사방을 비추었는데 이것을 보고 중국 승려 지안(智眼)이 그 빛을 좇아와 예배하고 관촉(灌燭)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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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는 접근성은 좋지만 입구를 지나면 계단을 조금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한 여름에는 이 계단을 올라가는 것만으로 땀을 흘릴 수 있다. 관촉사에 현존하는 당우(堂宇)로는 미륵전과 대광명전, 삼성각, 명부전, 반야루, 사천왕문, 일주문 등이 있다. 사천왕이 자리한 문을 지나서 해탈을 통과해서 나오면 속세에서 묻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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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녹음이 무더운 여름임을 알려주고 있다. 삼복이 아직 지나가지 않아서 무덥지만 올해 여름은 길게 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관촉사의 은진미륵은 국보승격 7주년이 되었다. 논산은 고려 태종도 그렇고 광종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세상을 열었다고 해서 창건한 개태사를 비롯하여 지역적으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에 광종이 관촉사를 창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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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으로는 국보로 지정된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과 보물인 논산 관촉사 석등, 충청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인 관촉사 배례석, 충청남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인 석문(石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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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오는 강렬한 빛이 주변을 채우고 있다. 관촉사가 자리한 은진이란 지명은 조선초에 德恩郡과 市津縣의 '은'자와 '진'자를 따서 '은진'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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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는 그 역사만큼이나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은진미륵의 규모가 있어서 때문인지 몰라도 남다른 비중을 가지고 있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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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은 신라시대부터 유행하던 신앙이었다. 즉 통일신라 말기로 갈수록 현실 세계가 피폐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륵은 구원자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미륵이 나타나면 이 세상에 그 가르침을 펼쳐 모조리 깨우침의 경지에 들게 한다고 하였다. 미륵을 표현한 조각상은 기원후 1세기 간다라 지방의 그리스풍 불상에서 최초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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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비추는 시선으로 관촉사를 내려다보고 있는 은진미륵은 몸의 균형은 독특하지만 고려시대에 어떤 미래를 꿈꾸었는지 알게끔 해주는 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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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미륵을 보고 돌아오는 길목에 관촉사 배례석이 눈에 뜨인다. 길이 204㎝, 너비 103㎝, 높이 40㎝의 장방형(長方形) 화강암 위에 팔엽(八葉) 연꽃 3개를 중심으로 좌우에 작은 연꽃 2송이가 연꽃 줄기에 달려 있는 듯 조각되어 있다. 촛불과 같듯이 미래를 밝혀주는 불상은 백제인들의 마음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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