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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9. 2017

1913

송정역시장

역전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부터 떠오르는가. 

보통은 오래된 곳 혹은 제일 먼저 발달되었다가 지금은 쇠퇴한 구도심이 연상이 된다. 모든 기차역 앞에는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온갖 사람들이 오가는 그곳에는 많은 이야기도 있고 사람들의 흔적도 남겨져 있다. 역전에는 의례히 전통시장이 발달되어 있지만 대형마트 등이 들어온 지금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이 소소하게 거래하던 송정역 시장은 2015년부터 변화를 시작했다. 


기존의 고령화된 상인들만 있었던 이 곳에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다. 점포를 청년들에게 내어주는 사업은 광산구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 진흥공단이 지원하는 것으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받아 점포를 리뉴얼하고 상인교육을 받게 하여 입점시켰다. 


시장은 사람이 있어야 활성화되고 사람이 있다 보면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게 된다.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변화가 되어야 하는데 특히 송정역시장은 광주를 지나쳐가는 KTX 광주 송정역이 있어서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것은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면 옛 정취를 만나기 힘들다. 특색이 없는 곳을 관광객이 찾지는 않는다. 외지인들이 이곳에 왔을 때 1913 송정역 시장만의 특색을 간직하고 떠나면 다시 찾을 확률이 높다. 이곳은 하루 100여 명에 불과하던 방문자가 2015년 새롭게 리뉴얼 한 이후로 최근 주말에는 6,000여 명이 넘는 방문객이 있다며 관계자는 전하기도 했다. 

1913 송정역 시장을 살린 것은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조화, 점포 실명제 그리고 먹거리다. 전주에서도 유명한 초코파이가 송정역시장만의 수제 초코파이로 만들어지고, 계란밥, 한국식 쌀빵과 오래된 전통음식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송정역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보이는 식당 중에 하나가 국밥집이다.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콩나물 국밥부터 소의 뼈를 솥에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만든 사골 곰탕과 도지고기와 내장이 진한 국물에 실하게 들어 있는 돼지국밥이 잘 나간다고 한다. 

송정역 시장에서는 전라도에서 유명한 영광굴비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서 파는 굴비는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것으로 열 마리를 한 두름으로 엮어 걸대에 걸어 7∼14일 동안 해풍에 건조한 굴비가 방문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거의 개점휴업이 되다시피 한 점포들을 되살린 덕분에 운영되던 점포가 36개였던 것이 67개까지 늘었으며 지금도 5~6곳이 개점 예정 중이라고 한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구도심이나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보면 느끼는 것이 있다. 모두 타이포그래피가 눈길을 끈다는 점이다. 이곳 1913 송정역시장도 시간이 지나 오래되었지만 글자를 보고 있으면 아직도 현재 진행형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가치의 재발견을 위해 그 이름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사용한 것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관심을 가게 만든 것이다. 

바닥에도 어김없이 숫자가 쓰여 있다. 언제 창업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는 단순히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점의 특성을 반영하고 지속 가능한 역사를 간직한 시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숫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형태이자 역사로서 존재한다. 

아침 일찍 한쪽에서는 민물에서 잡아온 붕어와 잡어, 새뱅이를 골라내고 있었다. 새뱅이가 싱싱한 것이 음식으로 만들어지면 꽤나 시원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붕어나 잡어는 잡어대로 따로 모아놓았는데 미니 민물 매운탕 재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붕어 매운탕은 민물고기 매운탕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가 많은 메뉴이기도 하다. 

1913 송정역 시장의 골목 거리는 100미터가 조금 넘을까?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시장의 특색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적지 않다. 오래된 것을 걷어냈지만 모두 걷어내지 않고 새로운 것과 조화를 통해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시장이 처음 태동한 1913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 1913 송정역 시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알려줌과 동시에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전달한다. 

1913 송정역시장으로 갈 수 있는 광주송정역은 광주광역시를 지나는 호남선이 정차하는 주요 역으로 송정리역으로 불리다가 2004년부터 KTX가 운행되었으며 2009년에 광주송정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5,000억 원이 투입된 복합환승센터는 2015년에 완공되었다. 


사형수의 최종 편집이 끝나고 온라인 서점에 등록되었습니다. 

부크크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사형수

최홍대가 첫 장편 소설로 발표한 '사형수'는 사회적 이슈와 언론, 사람과 사람사이의 미묘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고 서술되었다. 과거로 부터 도망가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결국 그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의 이야기가 섵불리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사형이 집행된 이 후, 사회에서 밀려 나가지 않기 위해 살아야 했다. 군중 속에 고독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찾고 나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스토리는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나왔던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키고 이를 추리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현은 사형제도가 아직 존속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고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기획수사에 투입되어 억울하게 그 생을 마감한다. 그 트라우마를 견뎌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꿈속에서는 현재 진행행이다. 아들이 발견하는 것을 원했는지 모르지만 숨겨 있었던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려 한 소시민의 의지가 그려진다. 또한 ‘현’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상실감과 정면 돌파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트렌디한 이슈를 끌어들여 유기적이고 심층적으로 그려졌다.

www.bookk.co.kr

 

Yes24 http://www.yes24.com/24/goods/45879998?scode=029

교보문고 http://pod.kyobobook.co.kr/newPODBookList/newPODBookDetailView.ink?barcode=1400000290057&orderClick=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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