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이 좋은 십승지에 자리했다는 물놀이하기 좋은 상주여행지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살아가면서 꾸준하게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향기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는지 폭포 위에 자리한 정자의 이름이 그런 마음을 담고 있었다. 금란정(金蘭亭)에서 금란은 주역에서 나오는 말인데 난초 같이 향기로운 두 사람의 마음을 모으면 쇠붙이도 끊을 수 있다는 비유다.
상주시는 보은과 맞닿아 있는 곳으로 아름답다는 속리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물이 이어지는 곳이다. 상주시의 여행지로 접근성이 좋은 장각폭포는 깊은 산중이 아니라 마을 바로 뒤편 계곡에서 쏟아지는 6m 높이의 물줄기다.
무더운 여름 때문일까. 금란정이라는 정자 안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폭포 위의 기암절벽과 오래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폭포는 비경도 훌륭하며 낙수의 소리와 용소의 깊이가 상당한 편이다.
위에 자리한 바위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이 내려오다가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동으로는 옥녀봉과 서쪽으로는 장각동계곡. 남쪽으로는 형제봉이 아래를 바라보고 있으며 북으로는 높이 솟은 사모봉이 있다.
걸어서 아래로 내려가니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금란정 왼편으로는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 계곡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여름에는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폭포 바로 아래의 수심은 4미터가 넘는다는 안내가 보이는데 하이다이빙하기에 아주 좋은 수심이기도 하지만 다이빙은 금지가 되어 있다.
한 여름에는 푸른 산과 바다를 두루 품어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때이다. 상주시는 충북 보은과 맞닿아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경상북도이면서도 충청북도의 느낌도 있는 곳이다. 속리산이라는 산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깊은 수심이 아닌 곳에서는 사람들이 수영을 하면서 무더위를 식힐 수가 있다. 위쪽에는 마을사람들이 조성해 놓은 평상과 쉴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먹거리도 가져와서 먹을 수가 있다.
깊은 수심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부담이 없다. 정각폭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조선 세조가 이곳에 올라 문신들과 시문을 읊었다 하여 문장대(文藏臺)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속리산에는 오송폭포, 옥양폭포, 장각폭포, 복로폭포, 쌍룡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다. 좋은 말을 하고 글을 읽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겠는가.
8월도 중순이 지나면 더위는 사그라들지는 않지만 물속은 차갑다고 느껴질 만큼 온도가 변하게 된다. 폭포 아래의 바위에 발을 딛고 올려다보니 폭포수의 서늘한 기운으로 온몸이 더없이 상쾌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영남 선비의 멋이 담긴 아홉 굽이길을 거닐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장각폭포에서는 보기만 해도 좋고 같이 시간을 보내도 좋다. 내려오는 폭포의 물소리가 유난히 시원하게 들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