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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학기행

영산강축제기간에 열린 제1회 나주 문학제와 타오르는 문학관

직업으로는 험난할 수는 있어도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데 있어서 문학은 큰 힘을 줄 것이다. 잘 알려지고 유명해지지 않아도 자신만의 문학을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백 마디 말보다 어렵고 무거운 것이 실천이라는 말이 있다. 삶은 작은 실천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주변을 둘러싼 것들이 때론 얼마나 덧없는지 아주 조금씩 깨닫다 보면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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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주요 도시이기도 한 나주는 현재 문학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라남도 나주시가 문학 진흥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두 달 동안 제1회 나주문학제를 개최한다. 영산강축제 기간인 10월 8일부터 12일까지는 영산강정원 문학관 부스에서 시 전시회가 열리고 백호문학관과 타오르는 강문학관 시창착교실 수강생 40명이 직접 쓴 창작시가 시민과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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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라는 도시를 오갔던 배로 인해 풍요를 누렸을 공간에 대한 그림과 여름의 꽃이 제법 잘 어울린다. 나주를 대표하는 영산강일원에서 열리는 영산강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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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들어오면 동양척식주식회사와 관련이 있는 일본인의 지주가옥은 나주시 소유였는데 타오르는 강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해서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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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일제강점기에 나주 지역에서 가장 많은 농토를 보유했던 일본인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의 가옥이었으며 소설 ‘타오르는 강’의 시대 및 공간적 배경이 일맥상통해 적임지로 꼽혔다고 한다. 본 회사는 조선이 식산(殖産) 진흥을 담당하고 일본에서 근면(勤勉)하고 농업에 전문성을 가진 농민을 육성하여 진보된 농법 전수와 식산사업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세워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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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시대에 식민지를 약탈하면서 영국, 프랑스, 일본등의 국가들은 근대화라는 것을 앞세웠다. 근대화를 거쳐서 삶의 수준이 나아지게 했던 것이 아니라 자국을 부유하게 만드는데 이용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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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강은 영산강과 나주 영산포를 무대로 19세기말 노비들의 저항을 시작으로 1930년대까지의 민중 운동사를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책에서는 노비세습제도 폐지, 나주 궁삼면 토지 수탈 사건, 동학농민운동, 목포 개항, 호남선과 국도 1호선 개통,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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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제도로 인해 묶여 살던 사람들이 노비 세습제 폐지로 인해 자유롭게 되자 이들 노비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근대 전환기 민중의 표상인 웅보는 양진사댁 종이었던 쌀분이 와 혼인할 뿐만 아니라 같은 처지의 노비 출신들과 함께 자연재해를 극복,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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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이 누군가에게 제약을 받다가 갑작스럽게 해방이 되면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차라리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그리고 먹여주는 대로 살았던 시기가 낫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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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강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근대문화유산이 남겨둔 흔적을 보면서 돌아보기에 좋은 공간이다. 노비 출신과 사회 하층민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들의 운명을 주체적으로 구현하는 역사의 주인공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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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강 문학관의 앞에는 시기별로 타오르는 강 스토리에 대해 접해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을 해두었다. 영산강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가을밤의 정취와 함께 문학의 의미와 삶의 방향을 생각해 보는 특별한 시간이 되어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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