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목의 솔향기를 맡으면서 걸어볼 수 있는 가을산책길
봉화와 영월, 청송을 이어가는 길중에 각각의 길에 객주가 있다. 영월군에는 영월객주, 청송군에는 청송객주, 봉화군에는 봉화객주가 자리하고 있다. 이 길들을 이어주는 길로 외씨버선길이 있다. 오는 10월에는 경북북부연구원이 주관하고 4개군(봉화․영양․청송․강원도 영월)이 후원하는 '2025년 외씨버선길 봉화 함께 걷기'행사가 오는 10월 12일 오전 10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일원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그 길을 먼저 만나보기 위해 봉화로 가보았다.
봉화군의 외씨버선길 중 9코스에 해당하는 구간은 춘양면사무소에서 두내약수탕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코스가 상당히 긴 편인데 약 18km 구간으로 모두 걸어볼 필요는 없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걸어보면 좋은 길이다. 억지춘양시장에서 우선 걸어가 본다.
외씨버선길은 가는 길마다 이정표가 있다. 춘양면사무소, 억지춘양시장, 춘양초등학교를 지나가다 보면 만산고택을 지나가게 된다. 옆으로는 천이 흐르고 있다.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연결하는 총 246km에 이르는 길이다. 가는 길에서 살짝 빠져나와서 오래된 고택을 잠시 들려보아도 좋은 길이다.
10월에 열리는 올해 행사는 지난해 참가자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백두대간 봉자페스티벌(봉화 자생 꽃 페스티벌)과 함께 열린다고 한다.
길가에 피어 있는 가을꽃들이 하늘거린다. 가을꽃이라고 하면 코스모스가 대표적이지만 다른 가을꽃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자생식물도 볼 수가 있다.
아름다운 봉화 길을 걸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드는 이번 행사의 참가종목은 외씨버선길 '춘양목솔향기길'11구간 중 롱코스(14km), 숏코스(7.2km)로 총 선착순 300명을 모집하고 있으며, 참가비는 1인당 1만 원이다.
춘양역에서 출발하며 범바위 전망대와 신비의 도로, 낙동강 시발점공원까지 갈 수 있고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산들의 사이로 부드럽게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걸어볼 수 있는 구간이다.
필자는 비교적 걷기가 좋은 평탄한 길을 걸어본다. 평탄한 길을 보통 물이 흐르는 길을 같이 걷게 된다. 자전거를 타기 좋은 길이나 걷기 좋은 길은 모두 물이 함께 가는 길이다.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이 아니라 정해진 외씨버선길 9코스는 봉화서동리 동서삼층석탑을 지나서 가리실 골, 큰골, 갓골등을 지나 다시 신기교에서 합류하게 된다.
고즈넉하게 걷는 길은 산뜻한 가을바람이 부는 길 위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시간이다. 모든 사람들은 내일은 조금 더 괜찮아지겠지라는 회복력에 믿음을 가지며 살아간다.
외씨버선길을 걷는 것은 단순한 걷기를 넘어서 그동안의 상처를 마주하고 공감하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는 일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외씨버선길의 코스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봉화군 백두대간수목원에서 10월에 열리는 봉자페스티벌은 경북도와 봉화군의 지원으로 열리는 우리 꽃축제다. 봉화 일원의 자생식물을 지역 농가와 연계·재배해 전시와 축제에 활용함으로써 농가소득과 일자리 창출 등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지역 상생 협력 사업이다. 사뿐사뿐 외씨버선길 끝에서 만나는 자생꽃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