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여성의 치명적인 욕심을 적나라게 그린 영화 서브스턴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너무 적나라하지만 여성의 내면을 면밀하게 잘 그려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릴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잘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망치기도 한다. 호러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어서 여성 관객에게 어필하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잘 녹여냈다. 아무런 기대 없이 본 영화 서브스턴스는 확실하게 재미를 보장했던 영화다. 특히 단 한 줄의 메시지는 많은 것을 담았다.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가 50살이 되던 날, 프로듀서 하비에게서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돌아가던 길에 차 사고로 병원에 실려간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로부터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98e109f630fbecbda8db15b7c4a9992823a14fd8.jfif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수가 탄생하는데...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킬 것.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무엇이 잘못되겠는가? 그 밸런스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데미무어가 나온 영화를 정말 오래간만에 보았는데 확실히 연기력으로 호러를 몸으로 표현했다고 할까. 위고비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이 영화는 충분히 메시지가 있다. 위고비를 맞기 시작한다면 위고비는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은 존재로서 자리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위고비는 지방만 빼는 것이 아니라 근육도 그 이상으로 감량하도록 만드는 비만치료제다.

9482d4b7da1c3f7a10ba04268c77e82441dbcadb.jfif

더 나은 버전의 나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점점 강해질수록 엘리자베스와 수 사이의 갈등도 심화된다. 나와 나의 대결로 통해 서로 접점이 없지만 서로를 증오하고 애정하기도 한다. 그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죽이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화할 수 있는 성질, 상태, 작용이 서브스턴스라는 영어의 의미다.

4ca938c3073096ba0d600ffb60a6df3f1daa320b.jfif

약하나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욕망은 여자라면 가질 수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포기해야 하는 것도 생기게 된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하나라는 것을 망각한다. 미래의 내가 써야 할 것들을 가져다 쓰는 것이 사람이기도 하다. 내일은 분명히 온다. 그렇지만 그 내일에도 나는 존재한다. 그 존재하는 나를 위해 남겨들 것들이 있다.

cfd41852024e12e81b90dd1ab25fa3111ef848ec.jfif

젊음을 좇는 사람들의 욕망, 이를 부추기는 시선들에 대해 통렬한 풍자를 가하는 영화 서브스턴스는 욕망으로 인해 현재의 내가 마치 괴물처럼 바뀌어가는 것조차 용인한다. 충분히 똑똑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예쁘지 못하거나, 충분히 날씬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다고 그냥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 순간에 어떤 여자가 타인의 판단기준만 내려놓으면 자신의 가치를 알 수 있다.

871c80fdece959ab235e73d86cb32771e3c3d1ab.jfif

기억할 것은 나는 하나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의 내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 많은 것을 후회한다. 내키는 대로 살아가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 행동이 미래의 나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처진 피부, 힘이 없어진 모발, 꺼져 가는 생명력과 대비되는 수의 젊고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괴감과 박탈감이 커져가는 모습으로 인해 그들은 서로가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지만 문제는 수가 엘리자베스로부터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둘은 절대 끊어질 수 없다는 사실도 명확하다.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트론 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