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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윤슬같이...

단풍이 물들 때 만나보면 좋을 11월 옥천 전통문화체험관의 전시전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도록 각도를 절묘하게 틀어놓은 충돌의 잔해가 현재의 달이다. 45억 년쯤 화성 크기의 원시 행성 테이아가 초기 지구에 충돌하면서 지구의 자전축이 0도에서 85도 사이를 불규칙하게 요동치면서 돌아가던 축을 현재처럼 23.5도로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달은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의 진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매일매일 볼 수 있는 달이지만 그 달의 조석력이 있어서 당겨진 지구는 24시간 만에 한 바퀴를 돌면서 사람들에게 하루는 24시간이라는 선물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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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1월의 시간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그리고 다른 해보다는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빠르게 달려왔던 지난 시간을 조금은 천천히 돌아보라는 의미였을까. 세상의 자연스러운 이치는 때론 모두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헨리의 단편소설처럼 벽면을 따라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었던 담쟁이덩굴에도 가을이 찾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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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바로만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가로수 길에 자리한 은행나무에서는 노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그 입구에는 노란색의 국화로 수를 놓고 있었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 감면제도가 11월 1일부터 기존 선할인 결제방식서 지역카드인 향수 OK 카드 통한 포인트환급방식으로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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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체험관은 한옥이용하는 군민과 관외 지역(옥천디지털관광주민증 소지자 2인 이상의 다 자녀 가정 등) 대상으로 예약 시 숙박비의 30-40%를 선 할인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박과 먹거리, 전시전까지 이어지는 옥천전통체험관에서는 11월에 들어서 달빛 윤슬이라는 전시전이 개최되고 있었다. 최근에 달이 가장 크게 다가온 슈퍼문이 있었다. 영어권에서는 11월의 보름달을 'Beaver Moon(비버문)'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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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공전 궤도와 위상 변화 주기가 미세하게 어긋나면서, 달이 근지점을 지나는 시점과 보름달 시기가 여러 달에 걸쳐 겹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때에 달빛 윤슬이라는 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그런지 더 의미가 있었다. 달빛이 잘 비추는 날에 호수에 가보면 고요한 물 위로 달빛이 번지면 그 빛의 결이 바람결에 따라 잔잔히 흔들리는데 그렇게 보이는 것을 윤슬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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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작품을 통해 달빛 윤슬을 보여주려고 했던 작가는 처음에는 윤슬이라는 주제로 시작이 되었지만 완성된 작품들을 마주하면서 그 빛의 근원이 발빛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윤슬은 달빛의 손끝에서 태어나고 달빛은 윤슬을 통해 다시 세상에 닿게 된다. 작품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이 만든 혹은 그린 작품들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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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서 매년 전시전을 열고 있기도 한다. 우리라는 존재, 우리가 만지는 것들 그리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달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매일 보는 달이 생명의 근원이며 물빛에 잔잔하게 퍼져나가는 반작거림인 윤슬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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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흙을 빚고 불을 견디면서 수많은 작품들이 깨지고 버려지는 순간을 마주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려도 자신이 만족할만한 그림을 그리기까지 수많은 그림들이 버려진다. 예술의 길은 느리고 고된 과정이기도 하다. 불 속에서 무너진 자리에 남는 것은 언제나 잔잔한 빛 한 줄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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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전시전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잔잔한 달빛의 흔들림을 보는 것 같다.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길에서 항상 고민하고 힘들어하지만 잔잔한 빛 한줄기에 이끌려 작업공간으로 다시 이끌게 된다. 달빛 윤슬은 단지 빛의 표현이 아니라 흙과 불, 물과 바람이 만나서 이루어낸 존재의 조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옥천전통문화처험관의 전시전 달빛 윤슬에서 찰나의 반짝임이지만 오랫동안 자신 마음에 남는 빛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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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나 아이디로도 잘 사용이 되는 윤슬은 햇빛에 비치는 반짝이는 잔물결은 실물이나 사진 그 자체도 이쁘지만 이를 일컫는 윤슬이라는 단어 자체도 어감이 무척이나 예뻐서 인기 있는 단어로 국립국어원에서는 고유어로 분류되고 표준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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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비교하면 의미가 없을 정도의 시간이지만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1월 단풍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시기이지만 금방 다채로운 색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남겨놓은 아름다운 색감 그리고 반짝거림, 글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통해 일상의 빚은 자신의 하루를 빚어보고 오늘 떠오르는 달빛으로 만들어지는 윤슬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만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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