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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3. 2015

영화 퇴마, 무녀굴

한국 공포영화의 한계

한국 공포영화는 그 틀에 갇혀서 인기를 잃은지 오래다. 

일본 공포영화같이 사람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공포를 그린 것도 아니고 할리우드 같이 사이코패스 등에 의한 현실적이 공포를 제대로 그리지도 못하고 있다. 점점 콘텐츠가 고갈되다 보니 인기가 있는 웹툰을 영화화하기도 하는데 웹툰의 한계는 콘텐츠의 가벼움이다. 시간이 날 때 가볍게 볼 때는 좋지만 완성도 있는 하나의 영화로서 탄생하면 생각보다 깊이감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화 퇴마, 무녀굴은 유명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퇴마사라는 능력을 더한 '진명' 사이킥.. 아니 영매인 '지광'과 함께 빙의 환자를 치료하던 중에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다. 절친이라는 선배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원혼의 역습으로 인해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조금씩 무르익어 간다. 


최근에 개봉한 공포 영화들은 상당수가 보여주기 위한 공포가 아닌 계산된 연출에 의한 공포로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관객들이 원하는 공포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퇴마 무녀굴은 한국적인 공포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지 한국만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캐릭터가 살지 못한 영화


요즘 대세(?)라는 파운드 푸티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한 장르)를 통해 현실적인(실제 기록이 담긴 영상을 누군가가 발견하여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 공포를 주려고 한 시도나 무당 등에서 비롯된 한국적인 퇴마의식을 서양의 영적인 측면으로 표현한 것은 괜찮았다. 그런데 귀신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할 일이 없었던 탓인지 아무데서나 등장하면서 또 나왔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고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시도는 그냥 어설퍼 보였다. 

한국의 CG 수준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알고 있었는데 퇴마 무녀굴을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과거 재현 역시 영화를 몰입하는데 방해하며 굳이 제주도 방언을 해석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퇴마 무녀굴은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2000년쯤에 개봉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공포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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