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는 여전히 사람을 만든다.
매너란 무엇인가.
병맛 B급 코드 스파이 영화에 어울리기나 한 단어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킹스맨에는 그 의미가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 피가 난무하고 누군가가 죽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지만 그들은 거침이 없다. 악당이든 킹스맨의 일원 이든 간에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누군가가 희생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과감해서 시원하고 시원해서 통쾌하다.
킹스맨의 속편의 악역으로는 전편의 악역 밸런타인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마약왕 포피로 악역이지만 매력 있고 매력 있지만 잔혹하다. 마약을 팔지만 몸에 안 좋은 것은 일절 손대지 않고 심지어 육식도 거부한다. 그러나 자신을 거역하는 어떤 이가 있으면 분쇄기로 갈아버릴 만큼 사이코패스 정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인류의 평화를 지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사의 품격을 지킨다는 킹스맨이 거슬리는 포피는 가지고 있는 자원을 통해 킹스맨 핵심요원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핵심시설이 파괴되고 킹스맨 요원들의 집까지 폭파되지만 애그시와 멀린은 우연하게 살아남는다. 이들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남아 있는 위스키에서 단서를 잡고 미국으로 향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KFC의 앞자 캔터키주에는 무언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말이다.
킹스맨에는 문화와 음식 코드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물론 의상도 중요하게 소모되지만 속편에서는 위스키가 아주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모든 위스키의 출발점인 영국에서 그 위스키가 보편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미국의 여 결점을 보여주고 있다. 위스키는 진하고 목 넘김이 화하게 느껴질정도로 강하지만 모든 술은 생명의 물이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영어로는 ‘아쿠아 비테(Aqua Vitae)’로 ‘생명의 물’이란 뜻으로 어원은 스코틀랜드 언어인 게일어(gaelic)로 ‘우스게 바흐(Usque Haugh)’에서 유래되었다. 불어로 오드비(Eau-de-vie)나 보드카 등의 증류주는 모두 ‘생명의 물’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걸 보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공통점이 많다.
왜 그런 조직이 만들어졌는지 모를만한 조직 스테이츠맨은 영국의 킹스맨 중 한 명이 넘어와 세운 조직으로 미국 정부가 못하는 일을 처리한다. 위스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이들 요원들의 코드명은 샴페인, 위스키, 테킬라, 진저 에일로 불린다. 미국 요원들은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킹스맨에게 자본과 자원을 지원하는 역할에 한정된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해리가 다시 컴백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옛날의 실력을 회복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전작만큼이나 황당한 고어 액션 시퀀스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고어한 액션들이 곳곳에 있고 신나는 액션들도 많은 영화 킹스맨에서는 사회의 문제점을 비꼬는 감독의 센스도 돋보인다. 상냥한 듯 하지만 그 속에 잔인함이 스며들어 있는 미국의 단면과 비록 사소한 범죄라도 저지르는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미국 대통령을 통해 인간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곳곳에 문화적인 코드들이 상당히 많이 숨어 있고 대사 역시 그러하다. 영국과 미국 문화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잔잔한 묘미를 알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어떠한 순간에도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함을 보여주는 젠틀맨의 면모를 보여주고 더블 슈트의 매력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 킹스맨 2 골든 서클은 여전히 아름다움과 통쾌함을 선사해준다.
영화를 보고 나니 더블 슈트를 입고 아날로그 감성 풍만한 기계식 시계를 손목에 차고 뚜껑 열리는 클래식한 차를 끌면서 마음껏 질주하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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