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낙동강 생태숲길에서 만난 고즈넉한 정자 예천 삼수정
이제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면서 계절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살짝씩 혼동이 호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12월의 첫날 예천의 아름다운 정자이며 동래정 씨 12 세조 삼수공(三水公) 정귀령이 예천에 입 향한 지 600주년이 된 것이 2025년이라고 한다. 세종의 천거로 결성지역의 현감으로 부임했던 정귀령은 청렴하였다고 한다. 이후에 벼슬을 그만두고 1425년 포내로 낙향한 뒤에는 학문과 덕행으로 스스로를 단련하며, 백성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했다.
낙동강 쌍절암 생태숲길은 작년에 우리나라 걷기 여행축제의 봄 프로그램 중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한 곳으로 경상북도에서 푸르른 평야가 펼쳐져 있어서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자리매김했던 곳으로 신라에 속해 있던 지역에 포함이 되어 있다.
낙동강이 흐르는 것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정자 하나가 자리하고 있는데 열린 공간처럼 만들어져 있어서 한 여름에 하루를 보내도 좋은 곳이다. 12월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볼까.
정귀령이 이곳에서 터를 잡으면서 예천에는 많은 후손들이 벼슬길에 올랐다. 그의 후손들 중 13명의 재상, 2명의 대제학, 수많은 문인과 학자가 동래정 씨에서 배출됐다고 한다.
성찰과 자기를 돌아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삼수정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네 그루 나무가 마음속 먼지를 털어내는 세 심수(洗心樹)라고 한다. 삼수정은 앞면 3칸·옆면 2칸 구조이며 홑처마에 팔작지붕이다.
예천의 삼수정은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을 보아 북쪽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처음에 만들어질 때가 1420년대이지만 1636년에 폐하였다가 다시 중건하였다. 삼수공의 삶과 사상, 동래정 씨 문학의 특질에 대해 600주년을 맞아서 다시 재조명하였다고 한다.
예천 삼수정은 1829년 경상감사로 부임한 정기선에 의해 중건되었고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세 차례 이건 되었다가 1909년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한다.
산림청 사람들은 소나무를 볼 때 반듯하게 올라가는 나무를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나무를 잘 아는 사람들은 굽이쳐서 자신만의 멋을 만들어내는 소나무의 가치를 더 알아준다고 한다.
“공이 용궁현 별곡에 집을 짓고 살면서 정자의 뜰에 세 그루 나무를 심고 정자의 이름으로 했으니, 공의 뜻은 반드시 ‘진국공 왕호가 세 그루 느티나무를 심고 앞날을 기약한 것" - 삼수정
삼수공, 삼수정 그리고 그가 남긴 학덕과 후손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예천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뿌리를 확인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바로 세울 수가 있다면 정체성이 더욱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예천에는 조금은 특별한 나무들이 있는데 국도변에 자리한 예천 감천면의 천연기념물 제294호인 석송령과 납세목으로 잘 알려진 예천 용궁면의 천연기념물 제400호인 황목근과 삼수정에 자리한 나무 세 그루다.
2025년과 2026년은 단절된 것이 아니다. 시간과 날, 월이 변하겠지만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진다. 물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며 고전이지만 새롭게 해석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그것이 사(史)적인 의미 속에서 사(私)적이지만 공감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