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을 추모하는 조정서원과 강응정이 강론했던 효암서원
2026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말의 해라는 2026년에는 달렸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뜻은 천리에 있다는 의미가 지재천리라는 사자성어다. 새해에 소망하고자 하는 일이 잘되기를 기원한다는 엽서가 도착하고 있다. 한 해의 화두가 되는 사건도 있고 단어도 있다.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화두가 되는 단어는 AI가 아닐까. 사람과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게 될 새로운 존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봄을 미루는 계절 겨울이 되면 그동안 안 보이던 것이 보이게 된다. 앙상해 보이는 나무지만 그 속에서 새싹이 싹트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고즈넉한 정취가 살아있는 고장 논산의 탑정호의 주변에는 효암서원과 조정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사학(四學)·향교·서원·서당 등 당시의 모든 유학 교육기관에서는 이를 필수 교과목인 소학은 옛 성현들의 좋은 교훈을 인용하고, 선행은 선인들의 착한 행실을 모아 입교·명륜·경신을 널리 인용하고 있는 것이 지역의 교육기관의 역할이다.
효암서원은 강응정이 강론한 소학의 정신이 내려오고 있는 곳으로 조선 중기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강응정(姜應貞)·서익(徐益)·양응춘(梁應春)의 충절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은진현 갈마동에 갈산사(葛山祠)를 창건하였다가 그 뒤 1713년경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고 효암서원으로 개편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지가 지나고 나서 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겨울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는 효암서원에서 강응정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본다. 아버지는 첨지중추부사 강의(姜毅)의 아들로 태어난 강응정은 은진에 살면서 효행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부모의 병간호가 지극하였고 한다.
어릴 때부터 병간호를 해봐서 사람이 아프면 집안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잘 알고 있다. 강응정은 김용석(金用石)·신종호(申從濩)·박연(朴演)·손효조(孫孝祖)·정경조(鄭敬祖)·권주(權柱) 등과 함께 소학을 강론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조용하기만 한 곳이지만 이곳 주변으로 마을이 조성이 되어 사람이 오가곤 했을 것이다. 사람이 추구해야 될 도가 무엇일까. 옛사람들은 그런 것부터 가르쳤다. 부모가 자식에게 행해야 할 도, 자식이 부모에게 행해야 할 도를 먼저 배우는 것을 배움의 기초로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추구해야 할 도가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먼 곳에서 찾고 해야 할 일이 쉬운 곳에 있는데도 어려운 곳에서 찾기도 한다.
전국에 자리한 서원들은 거의 모두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자연스럽게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생겼고 제자는 자신이 궁금한 것을 스승에게 물어 답을 구하기도 했다. 그들의 가장 위대한 스승은 공자였으며 맹자였다.
효암서원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공자상이 자리한 조정서원이 나온다. 조정서원에는 조금 더 애틋한 이야기가 있다. 익안대군 방의의 증손자 오계 도정공 이현동을 추모하기에 만들어진 서원이 조정서원이다. 이방의는 중도를 지켰던 사람으로 태종이 되는 이방원과 동생 이방간의 사이에 끼지 않아서 동생에 의해 살해당하지는 않았다.
익안대군의 증손자인 이현동은 1455년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할 때 수차례에 걸쳐서 물러나지 말아 달라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산으로 들어가서 살았다고 한다.
논산에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가 않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다가 보면 삶의 올바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짧은 인생이지만 우리는 왜 이렇게 많은 것을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봄을 미루는 계절 겨울에 논산 탑정호에서 효암서원과 조정서원이 있는 길을 걸으면서 2026년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처음 마음을 낸 순간 깨달음이 이루어졌다고 해야 할까. 이현동은 노후에 낙항하여 살면서 일생을 고요하게 마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