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은 습관이다.

사마소가 자리한 옥천의 교육의 공간 옥천향교

현대에 관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9급 시험부터 시작해서 7급, 5급 시험에 합격을 해야 공무원으로 일을 할 수가 있다. 지금은 직무마다 다른 시험과목이 있지만 과거 조선시대까지 관직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생원시(生員試)와 진사시(進士試)를를 합격하는 사마시 혹은 소과(小科)에 합격을 해야 했다. 중앙관청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관리 등용 시험인 대과(大科)에 합격해야 하는데 소과는 예비 시험 또는 입학 자격시험의 성격을 띠는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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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시에 합격하여 생원 또는 진사라는 칭호를 얻는다는 것은 국가로부터 유학자로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중앙관직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향촌사회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으며 높은 사회적 지위와 존경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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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옛 이름은 옥주였다. 옥천의 구읍에는 사마소가 남아 있다. 현재 사마소는 충북에 옥천의 옥주사마소, 괴산의 청안사마소 그리고 경상도 경주사마소를 합해 전국에 총 3곳이 남아 있다. 사마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옥천향교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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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원과 진사는 향약(鄕約)을 통해 향촌사회의 의견을 주도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지도자 역할을 함으로써 지방 유림의 핵심이 되는데 그 공간으로 활용되었던 곳이 사마소라는 곳이었다. 대과에 실패한 경우 경력직이나 교육직인 참봉(종 9품), 훈도, 교수 등의 하급 관직에 임명되어 하급 관료생활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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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교는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사마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곳이다. 생원시는 유교 경전에 대한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고, 진사시는 문장력이나 문해적 소양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두 시험 모두 합격하면 '양시(兩試)'로 불렸다. 그런 시험을 이곳 향교에서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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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과 정성은 자신을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도 따뜻하게 연결될 수가 있다. 성실한 것은 오직 습관으로만 만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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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교의 옆에는 오래된 가옥이 한 채 남아 있다. 말 한마디, 약속 하나, 태도 한 번이 신뢰를 만들고 자신에게 중심을 가지게 만들어준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순간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조화를 택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가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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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교에서 보내본 잠시의 시간이었지만 해야 할 일에 꾸준히 힘을 싣는 실천이라던가 관계도 일도, 마음도 지속할수록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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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교(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97호)는 1398년(조선 태조 7년)에 처음 지은 후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다시 지었으며, 사당인 대성전에 공자 등 중국 선현들을 비롯해 옥천 출신 조헌, 송시열 등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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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시(司馬試)의 사마는 본래 주나라 시대 군사 관리를 담당하던 관직으로, 조선 과거제도에서 주나라의 향학(鄕學)에서 국학(國學), 그리고 사마(司馬)로 오르는 조사(造士) 과정을 본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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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향교를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도 잠시 들렀다. 입구에는 봄이 오면 붙이게 되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기준이 있으면 선택은 흔들리지 않고, 선택이 흔들리지 않을 때 삶은 비로소 안정된 방향으로 나아간다. 과거를 준비하던 선비들이 이곳에서 마음과 태도를 다듬었듯, 지금의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을 지켜내는 기준 하나라는 것을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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