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시장의 붕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결혼시장이 성립하지 않는 미래

한국의 결혼시장은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저출산으로 시작된 과거의 여파가 2020년대에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2명대 출산은 깨지기 시작했으니 결혼 적령기라고 말하는 연령대는 확실하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2020년대 초반에 결혼시장이 과대하게 고비용이 초래된 것은 결혼적정 인구가 이전부터 줄어들면서 결혼식장이 사라져 가고 있었는데 그 줄어든 결혼수요에 대한 특수를 본 것이 2020년, 2021년, 2022년이었다. 그리고 결혼시장의 거품은 확 꺼지기 시작했다.


결혼식장이 돈을 버는 방식은 공간을 임대하는 데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 큰 규모의 결혼식장을 만드는 데에는 바로 하객들이 내는 식대 혹은 결혼을 하려는 부부가 내는 최소하객수에 대한 식대였다. 물가가 올라가고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이제 결혼식장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매우 불편해지고 있다. 굳이 서울등의 고급호텔등이 아니더라도 한 끼에 7~8만 원이 일반적이다.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10만 원이라는 경조사비는 매우 부담스러운 시대다. 지금 결혼하는 세대들의 부모들도 형제가 많지가 않다. 게다가 1명이 기본인 가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 이상 하객이 보장되지 않는다.

결혼01.png

이미 젊은 세대들이 미래를 대비하면서 소득을 저금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직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와 미래의 결혼시장은 결국 구조적 붕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객기반도 없고 부모 세대의 인맥도 얇으며 비용 대비 심리적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강남 등 비싼 결혼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세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결혼식장은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 결혼식장의 붕괴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분야뿐만이 아니라 화훼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거품이 가득 낀 수천만 원의 결혼비용을 단 하루 만에 소비하고 남겨진 불확실한 미래를 감당하고 싶은 어리석은 젊은 세대들은 많지 않다.

결혼02.png

요즘 다녀보면 일부 사람들만 제외하고 돌잔치를 친구들을 잔뜩 불러서 하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다. 이제 결혼식도 스몰웨딩과 가족과 식사 없는 예식 등이 위주가 될 것이다. 하객을 동원해서 자신의 결혼식의 비용을 분산하는 기존의 결혼방식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당신의 결혼은 당신이 책임지고 나의 결혼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분위기를 확산이 될 것이다. 결혼이란 이제 기본값이 아니라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일부 사람만이 하는 선택옵션이 될 것이다. 결혼의 실질적 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결혼03.png

결국 한국의 결혼시장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의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결혼을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만들어진 시장과 제도가 더 이상 현실과 맞지 않게 된 것이다. 하객을 전제로 한 식대 구조, 최소 인원 보장, 부모 세대 인맥에 기대던 관행은 이미 유지될 수 없는 모델이 되어버렸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가치관의 변화라기보다, 이 구조 안으로 들어갈 합리적인 이유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모든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의 충돌 속에서 어떤 방식이 좋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이미 60대, 70대는 자신의 생각 속에 갇혀 살고 있다. 어차피 필연적으로 결혼하는 인구가 줄어든 상태에서 고비용을 요구하는 결혼비즈니스는 이제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결혼이라는 제도의 장점은 과연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년범 조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