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09. 2017

가을 홍합

보령의 가을 여행

곧 있으면 가을 여행 주간이 돌아온다. 전국에서 열리는 여름축제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가을이라니 시간이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버리는 것만 같다. 멀리 떨어진 항성들에서 나오는 빛이 아직까지 나에게까지 도착하지 않은 것이 셀 수도 없을 텐데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굳이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다른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지 않아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기나긴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가을이라는 계절은 찰나에 불과하고 그중에 오늘 하루는 잠깐 눈을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지나간 순간이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까운 여행지이며 보령 밤바다를 만날 수 있는 사적 501호의 충청수영을 찾아가 보았다.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돌로 높이 쌓아 올린 석성(石城)인 충청수영성은 1,650m의 장대한 성(城)으로 자라(鱉) 모형의 지형을 이용 높은 곳에 치성(稚城) 또는 곡성을 두어 바다와 섬의 동정을 살폈던 곳이다. 


충청수영성은 해안방어의 요충지답게 먼 바다에서 오천항 부근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충지로서 역할을 할 때는  사방(四方)에 4대 성문(城門)과 소서문(少西門)과 동헌을 비롯한 관아 건물 영보정(永保亭), 관덕정(觀德亭), 대섭루(待燮樓), 능허각(凌虛閣), 고소대(姑蘇臺)까지 갖추고 있었으나 현재는 진휼청(賑恤廳), 장교청(將校廳), 공해관(控海館)과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성내의 영보정이 남아 있다. 

낚시꾼들과 자전거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잘 알려진 오천항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천항을 알지 못한다. 보령과 홍성을 이어주고 모든 길이 오천으로 연결될 때가 있었다. 지금은 충청수영성과 인접하면서 주요 어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해에서 어업을 하는 사람들의 배가 정박해 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배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곳에 정박해 놓고 있다. 

해가 떨어졌지만 시간은 멀어져 가는 해를 붙잡고 있어서 먼 곳에서 붉은색 여명이 잔상을 남기고 있다. 오천항에는 특산물인 키조개도 있지만 1년에 딱 36일만 물 위로 올라온다는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자연산 홍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오천항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대천항 수산시장에 가도 만날 수 있다. 

누군가는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방어하면서 이 땅을 지켜왔다.  조선 중종 4년(1509)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이장생(李長生)이 축성한 충청수영성은 이제 500여 년이 지났다. 인류 원리에는 강한 인류 원리와 약한 인류 원리가 있다. 약한 인류 원리에 의하면 공간과 시간에 의해서 제한된 특정 영역(예를 들면 지구)에서만 지적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만족한다고 주장한다. 약한 인류 원리에 의하면 이 땅에 한민족이 존재하고 여러 왕조를 지나 조선시대에는 저런 석성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백제시대에 사용하던 오천항의 옛 이름은 화이포다. 항구로서 지금도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항구는 백제시대에도 그대로 사용이 되었다. 중국, 일본과 교역을 하던 이 항구는 통일신라 시대에는 당나라와 교역을 하기도 했었다. 

오천항과 충청수영성을 둘러보고 나니 키조개와 자연산 홍합이 먹고 싶어 졌다. 조개의 왕이라는 키조개를 먹는 것도 좋겠지만 오늘은 가장 대중적이면서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식품인 홍합을 먹어보려고 대천항 수산시장으로 발길을 해보았다. 다른 시장들과 달리 늦은 시간까지 이곳은 문을 열고 있었다. 

대천항 수산시장은 깔끔한 신시장에서 사는 것도 좋지만 구어시장은 소박한 느낌이 있어서 좋다. 다양한 어종의 생선과 갑갑류들을 구매해서 먹을 수 있다. 저녁 늦은 시간에 오면 인심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추석 연휴 막바지에도 쉬지 않고 영업을 했던 상인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묻어 있다. 그래도 다음날을 위해 준비를 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보령 밤바다를 보며 다음날을 기약하며 자신의 일터를 떠나 집으로 향한다. 

비주얼과 무게와 빛깔에서부터 일반 홍합과의 차이를 보이는 홍합을 사 왔다. 1kg에 10,000원인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13개 정도가 올라간다. 꽤나 묵직하다. 맛이 달면서 성질이 따뜻해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 있게 가꿔준다고 해 중국에서는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불리는 홍합이다. 

홍합은 영남지방에서는 합자·열합, 강원도에서는 섭이라고 불리며 조개 속살의 색이 붉은 빛깔이 돌아 붙여진 이름으로 담치(참담치)라고도 부르는데 하얀색 속살과 붉은색 속살을 가진 홍합이 있는데  산란된 알은 수심이 얕은 곳에 있는 암초 등에 부착하여 성장에 따라 점차 깊은 곳으로 이동해 간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보던 홍합과 격을 달리한다. 쫄깃함과 그 육질의 달달함이 기존의 홍합살과 비교를 거부할만하다. 입안에 가득 고인 바다의 향에서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홍합은 뉴질랜드 해안가의 마오리족에게 관절염의 발병률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바다에서 나는 세 가지 보물 같은 해산물을 ‘해중 삼보(海中三寶)’에는 전복, 해삼과 함께 홍합이 들어가 있었다. 


부크크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사형수

최홍대가 첫 장편 소설로 발표한 '사형수'는 사회적 이슈와 언론, 사람과 사람사이의 미묘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고 서술되었다. 과거로 부터 도망가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결국 그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의 이야기가 섵불리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갑작스럽게 사형이 집행된 이 후, 사회에서 밀려 나가지 않기 위해 살아야 했다. 군중 속에 고독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것 같았지만 아버지의 흔적을 찾고 나서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스토리는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나왔던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키고 이를 추리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현은 사형제도가 아직 존속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고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기획수사에 투입되어 억울하게 그 생을 마감한다. 그 트라우마를 견뎌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꿈속에서는 현재 진행행이다. 아들이 발견하는 것을 원했는지 모르지만 숨겨 있었던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려 한 소시민의 의지가 그려진다. 또한 ‘현’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상실감과 정면 돌파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트렌디한 이슈를 끌어들여 유기적이고 심층적으로 그려졌다.

www.bookk.co.kr

 

Yes24 http://www.yes24.com/24/goods/45879998?scode=029

교보문고 http://pod.kyobobook.co.kr/newPODBookList/newPODBookDetailView.ink?barcode=1400000290057&orderClick=KBC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838776684&trTypeCd=21&trCtgrNo=585021&lCtgrNo=2967&mCtgrNo=838021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8367982



매거진의 이전글 정원 (庭園)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