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부부처럼 보이는 두 사람, 한 여자와의 묘한 결합
완벽함을 지향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것이 문제가 없는 삶을 생각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고 부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모든 것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렇기에 두 사람과의 결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완벽함을 추구하게 되면 불안과 충돌 그리고 자신까지 망가트리게 만들게 된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주연의 하우스 메이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반전 스릴러 작품으로 과거를 숨긴 채 상류층의 저택에서 일하게 된 수상한 가정부 밀리. 화려한 저택에 입주해 살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처음에는 친절했지만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는 비밀스러운 아내 니나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누가 봐도 이상적인 남편 앤드류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완벽한 저택 안에서 세 사람의 관계는 은밀하게 얽히고, 점차 닫힌 문 뒤 숨겨져 있던 거짓이 드러난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시시각각 기분과 성격이 달라지는, 때론 미친 것처럼 날뛰는 니나를 소화해 낸다. 세 캐릭터는 탄탄하게 설계된 배경 위로 빈틈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을 끌어낸다. 소설은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 묘사를 촘촘하고 치밀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 25세 이상 여성 관객층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고 한다.
완벽해 보이던 부부의 비밀이 드러나는 동시에 휘몰아치는 전개가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과 미장센을 더해 고자극 스릴러를 완성했다. 스릴러지만 조금은 단순한 느낌이 들어서 예상 가능하고 뻔한 부분도 있지만, 배우들의 열연 덕에 충분히 몰입할 수가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가 있을까.
사람은 과연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하우스메이드 속 인물들에게만 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매일 반복되는 질문이다. 완벽해 보이는 관계일수록 그 안에는 더 많은 균열이 숨어 있다. 완벽한 부부, 완벽한 집, 완벽한 삶 같은 완벽함은 사실 선택된 장면들만 이어 붙인 이미지에 가깝다. 현실의 부부는 영화처럼 살지 않는다. 대부분의 관계는 타협과 오해, 피로와 침묵 위에서 유지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완벽한 관계”라는 환상을 버리지 못한다.
사람은 완벽해질수록 더 고립되게 된다. 완벽함은 타인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흠이 없는 사람은 함께 살아가기 어렵고, 자신의 거짓을 드러내지 않는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영화 속 저택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화려하지만 닫혀 있고 아름답지만 숨 막히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사랑하는 대신 서로를 의심하고 계산한다. 어쩌면 오늘날의 결혼과 가족도 그 저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랑보다 조건을 먼저 묻고, 감정보다 안정성을 먼저 계산한다.
완벽한 삶을 꿈꾸는 순간, 우리는 이미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사람은 완벽해서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간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는 것은 반전이 아니라 그 질문이었다.
“당신은 정말로 누군가를 믿고 있는가.”
그리고 더 불편한 질문 하나가 뒤따른다.
“혹시, 당신 자신조차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완벽함은 안전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장 위험한 선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