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실종-은행 편

KB국민, 우리, 하나, 신한의 2025년 채용은 1,000여 명뿐이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의 4대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KB국민, 우리, 하나, 신한에서 채용하는 신규 일자리는 30%가 줄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에 기반한 서비스가 확산되면 될수록 사람이 필요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제 관련학과를 나와도 이런 은행에 취직하기 위한 일자리는 1,000여 명 남짓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데 30대까지도 포함이 되었다. 신입으로 들어가서 10여 년을 일하고 짐을 싸고 나간다는 의미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2조 14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수치다. 이런 실적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하여 오르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배당은 다른 기업보다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에 좋은 주식이기도 하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규모가 성과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고 한다. 그들이 잘해서 한 것이 아닌데 실적이 좋아지니까 돈을 더 받고 싶은 것이다.


이들이 파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점포를 가면 사실 불편함이 없었다. 어차피 그들이 있던 없든 간에 예금이나 대출등의 업무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여기에 24시간 일을 하는 AI기반의 서비스들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AI의 도입을 막으려고 하고 있지만 시대의 변화는 막을 수가 없다. 사람보다 들어가는 돈도 덜 들고 수익창출을 더 많이 하는 AI도입을 경영진이나 주주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은행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추후 어떤 삶을 살던 지간데 관심이 없다.


과거에는 금융노조가 파업을 하면 일선창구에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은행을 가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창구가 아주 여유롭다. 개인적으로 다른 일로 인해 방문해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4대 은행의 창구는 거의 할 일 없이 자신들만이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협이나 일부 생활밀착형 금융회사의 경우 노년층이 방문해서 사람들이 있지만 50대, 심지어 60대 초반까지도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금융업무를 처리하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국의 점포들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점포를 찾을 일이 없어서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매년 많은 수의 점포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신입직원의 일자리가 더 줄어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사람이 일해서 만드는 수익보다 그들이 만드는 리스크가 커지는 현실에서 사람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은행들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면 사람을 줄이면서 은행의 실적이 더 좋아지는 결과 주가는 예전보다 많이 상승했다. 아마 AI 본격 도입을 내세우는 은행이 있다면 은행주가는 더 상승할 것이다.


과거 은행은 사람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산업이었다. 대출 심사를 하고, 고객을 만나고, 창구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모든 과정이 노동집약적 구조였다. 지점의 수와 직원의 수가 곧 경쟁력이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의 은행은 전혀 다른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수익은 더 이상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데이터에서 나오고, 알고리즘에서 나오고, 자동화된 시스템에서 나온다. 대출 심사는 AI가 하고, 이상거래 탐지는 사람이 아니라 모델이 수행하며, 고객 상담조차 챗봇이 24시간 처리한다.


2030년에는 4대 은행의 신규 채용은 통계추이로 볼 때 600명 남짓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별 채용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데이터 분석가, 리스크 모델러, AI 운영 인력과 디지털 서비스 기획자, 보안 전문가가 주가 될 것을 보인다. 인터넷은행도 상시직원대신에 서포터스등을 통해 아이디어등을 받아서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은행의 핵심 자산이 직원에서 코드로 이동한 것이다. 이 변화 속에서 은행이 더 많은 사람을 뽑을 이유는 점점 사라진다. 과거에는 업무량이 늘면 채용을 늘려야 했지만, 이제는 서버를 증설하면 된다. 사람 한 명을 채용하는 비용보다 AI 시스템을 개선하는 비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고용은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나타나는 채용 감소는 일시적인 경기 요인이 아니라 금융 산업이 노동 중심 산업에서 기술 중심 산업으로 넘어가는 전환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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