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다시 쓰는 학교

단양 팝스월드는 새로운 경험을 통한 관점을 새롭게 열어볼 수 있는 공간

확실히 지나간 시간이지만 어떤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예전에 학교였던 공간들은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단양에 자리한 팝스월드라는 곳이다. 충북 단양은 충북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도담삼봉 하면 단양으로 정의되는 것 같기도 하다. 도담삼봉과 남한강, 그리고 만천하스카이워크처럼 시선을 바깥으로 향하게 만드는 장소들이 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의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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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에 자리한 팝스월드는 과거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공간으로, 익숙한 교육시설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복도와 교실의 형태는 어딘가 낯설지 않은데, 그 안을 채운 콘텐츠는 현재형 미디어 전시다. 과거의 공간 위에 새로운 느낌을 입힌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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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팝스월드는 미디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화려한 장치보다는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특히 흥미롭게 느낄만하게 조성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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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들어왔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은 영화 트론이었다. 현실에서 컴퓨터 속 ‘디지털 세계’로 들어간다는 설정의 대표적인 영화로 빛의 선, 네온, 그래픽 공간 → 지금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미디어아트의 원형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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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팝스월드의 빛과 영상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을 걷다 보면, 현실 속 또 다른 층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초기 가상세계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영화 「트론(Tron)」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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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벽은 칠판 대신 빛으로 채워져 있었고, 교실은 책상이 아니라 영상과 소리로 구성된 체험 공간이 되어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은 조용히 앉아 있지 않았다. 빛을 따라 움직이고, 화면에 반응하며, 공간 속으로 들어가면서 미래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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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젊게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공간이 익숙하다. 이곳은 ‘보는 전시’가 아니라 몸으로 통과하는 체험공간이었다. 단양 팜스월드가 흥미로운 점은 이 공간이 완전히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군가 공부하던 교실이었으며 누군가 뛰놀던 운동장, 시간이 멈춘 듯 남아 있던 장소 위에 전혀 다른 공간이 덧입혀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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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곳을 ‘전시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들에게 이곳은 그저 신기한 공간, 마음껏 움직여도 되는 또 하나의 놀이터처럼 생각되는 듯하게 행동했다. 반면 어른들은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게 된다. 이 익숙한 구조 속에서 왜 이렇게 다른 감각이 만들어지는지와 우리가 이미 이런 환경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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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팝스월드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게임처럼 놀다가도 시각적인 것을 넘어서 신체를 움직이면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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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장소는 그대로지만, 그 안에서 경험하는 감각은 전혀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공간을 재해석했다. 과거의 교실이 디지털 감각을 입은 체험 공간으로 바뀐 모습은 현실과 가상이 겹쳐지는 오늘의 문화 환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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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의 공간들도 모두 게임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마치 영화 트론에서 무언가 게임을 통과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즐긴다면 그것만으로 재미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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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팝스월드는 2023년 8월 폐교된 금곡분교에 민간기업 팝스라인의 투자를 유치해 AI 체험 테마파크 '팝스월드'를 조성했다. XR(확장현실) 기반 논픽션 게임형 콘텐츠 등 독창적인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간 수천 명의 참여를 이끌며 콘텐츠의 실용성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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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개편된 '팝스월드 평생교육원'에서는 AI를 활용한 숏폼 영상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 콘텐츠 수익화 교육 등 실전형 디지털 창작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여행과 학습을 결합한 전국 최초의 '체류형 AI 체험 학습 모델'을 구현하며 지역 기반의 디지털 학습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방문해 보아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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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지식을 전달하던 공간이 이제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탐색하고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학습 방식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폐교가 지역의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는 문화와 교육의 거점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지나간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곳 단양 팝스월드는 그런 의미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지나가 보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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