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는 정신이 지배한다.
정신이 가진 힘은 어디까지일까.
육체가 가진 에너지는 정신의 힘과 비례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을 이룰 수도 있지만 그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게 하는 것이 정신력이다. 그러나 육체는 기본적인 음식을 섭취해야 움직일 수 있다. 먹는 것조차도 정신의 영향을 받는데 특히 모델이나 연예인 등은 체중관리가 꼭 필요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육체를 손상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그들이기에 거식증에 걸려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면서 살아간다. 사람의 체중은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적당량의 지방과 근육은 몸을 지탱하는데 도움을 준다. 정신이 아무리 육체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기본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To The Bone의 주인공 앨런은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로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모든 음식의 열량을 계산하면서 먹기를 거부하면서 살아간다. 그녀의 살길이 보이지 않을 즈음 식이 장애 치료로 명성이 높다는 윌리엄 베컴 박사를 만나게 된다.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들은 자기 컨트롤이 강한 성격을 가졌다. 그러나 자기 통제 = 체중 관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식이 장애로 이어진다. TV 등에서 날씬한 몸매가 최선이고 정상적인 것처럼 대중들을 기만하면서 사람들은 어느새 그들의 삶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10대에 시작되기 시작한 신경성 식욕부진에 시달리던 앨런은 블로그에 자신의 그림을 올렸는데 그녀를 보고 동경하던 소녀가 그녀처럼 되기 위해 살을 빼다가 거식증으로 사망한다. 이는 앨런을 자기 처벌(Self-Punishment)에 빠지게 했고 식이 장애는 더욱 악화되면서 죽고 사는 경계선에 놓이게 된다.
신경성 식욕부진은 단순히 식욕부진(anorexia)과 다르다. 그들 역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고 즐기고 싶어 하지만 비정상적인 의식이 억압하고 부정할 뿐이다. 자신이 가진 우울과 불안, 강박 장애는 혼자서 고치기는 힘들다. 누군가가 그 속 깊숙한 곳에 있는 문제를 끄집어 내주어야 한다. 영화에서 그 역할을 해주는 사람은 윌리엄 베컴 박사로 키아누 리브스가 그 배역을 연기한다.
사회는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한다. 인간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