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사람들, 나와 이미 가까운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고,
그들을 잘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더 말이죠.
서양의 인간 관계는 파티 문화와 가깝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신을 소개하고, 명함을 건네고,
그리고, 다른 누군가와 다시 인사합니다.
그렇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죠.
그리고,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고, 이해관계만 맞으면 일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아시아 사회의 인간 관계는 매우 다릅니다.
일단,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술자리를 가져야만 하고 만취 해야 하고
형 동생을 맺어야만 관계가 만들어졌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일의 진행에도 서로의 이해관계 보다 학연, 지연, 혈인, 꽌시 처럼
보다 깊은 관계가 요구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일을 성사시켜야 할 때는
내가 그 사람의 명함과 연락처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인사를 한 사이라고 해도,
그와 강하게 엮여 있는 누군가를 통해 소개를 받아 연락을 취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게 있는 진짜 인맥들을 잘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나의 진짜 인맥들을 통해 어떤 그룹, 어떤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알짜배기 인맥 자산이 되는 것이죠.
자신만의 인맥지도를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커다란 종이와 펜에 내 이름을 적습니다. 그리고, 나를 중심으로 내가 속해 있는 그룹들을 우선 써 봅니다. 동네 친구, 학교 친구, 회사 친구, 거래처 사람, 동아리 친구, 교회 친구, 가족/친척들 처럼 말이죠.
그리고, 각각의 그룹에 속한 사람들 중 내가 믿을 수 있는, 무언가를 부탁할 수 있는 인맥들의 이름을 써 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30명 이내의 사람들이 가장 적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름 옆에 그 사람들에 대해 내가 아는 중요한 정보들을 써봅니다.
그 사람의 직업, 회사, 지역, 출신학교, 전문분야, 취미, 소속단체 등 말이죠.
생각보다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조급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 내가 몰랐던 것들을 묻고, 알아 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더 많은 걸 채워나가면 됩니다. 그 과정이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더 좋은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 될 테니 까요. 모르는 걸 알아 나갈 수록, 더 많은 것들을 채워나갈 수록 당신의 인맥 자산이 점점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들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지 알고 있다면
지도의 단계를 더욱 뻗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만 있다면, 내가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 어떤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 주변엔 다른 종류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마케팅을 하는 사람에겐 대행사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있는 사람에겐 기관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과 친분이 있을 확률이 클테니까요.
인맥지도를 만들었다면,
그 인맥 지도에 있는 인맥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관계는 노력에 의해 유지되고 깊어지는 것이니까요.
인맥의 수가 30명이라면 하루에 한 명씩 그래서,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전화나 카톡으로 안부를 나눠야 할 것입니다.
친구가 많지 않은 사람들도 사실 알고 보면 이미 충분한 인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첫 회사는 식품회사의 마케팅실이였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라 회사 뿐 아니라 업계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취업 한지 두 달쯤 되었을 때, 부산에 계신 외삼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OO아, 너 OO회사 들어갔다며? 내가 친한 사장님이 너희 회사 부사장님이랑
잘 안다고 해서 잘 부탁 한다고 했어. 연락 한 번 갈지 모르니까 알고 있으라고.’
그날 바로, 부사장님 호출이 와, 부사장님 사무실에서 인사를 드리고,
그 덕분에 해당 본부와 일을 할 때 조금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부사장이 신입사원을 찾으니, 알아서 찾아와 묻고, 알아서 소문이 나더군요)
저는 부산에 계신 삼촌이 이 회사의 부사장과 이어지는 인맥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인맥, 내꺼 부터 돌아봅시다. 내꺼 부터 관심을 갖고, 내꺼 부터 챙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