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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마케터 Dec 05. 2022

삼성전자가 비스포크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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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비스크포(Bespoke)를 앞세워 2020년에 가전시장에서 영업이익 부분은 1위를 재탈환합니다. 약 4년간 LG에게 밀렸던 삼성전자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한 비스포크 프로젝트는 이제 전 모델에 영향력을 끼치며 확장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삼성전자가 왜 비스포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01.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

프로젝트 프리즘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비전입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비스포크(BESPOKE)죠. 합성어인 비스포크는 되다라는 뜻의 BE와 말하다의 SPOKE가 합쳐진 ‘말하는 대로 된다’라는 의미입니다.

그 의미에 맞춰 다양한 색상과 재질 그리고 1도어부터 4도어까지 개인화된 냉장고를 먼저 선보인 삼성전자는 이후 김치냉장고, 인덕션, 식기세척기를 넘어 에어컨과 무선청소기 영역까지 확장합니다. 여기에 더해 Z플립 마저 비스포크를 적용해 원하는 색상으로 개인화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죠.

프로젝트 프리즘은 기존 업계와 차별화를 위해 제조가 아닌 창조 그리고 표준화가 아닌 개인화를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타업종과의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니언즈, 뽀로로와 콜라보 뿐만 아니라 구내외 아티스트의 한정판 미술 작업을 큐레이션하는 프린트베이커리와 함께 비스포크 냉장고를 예술작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가전을 나답게라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슬로건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프리즘은 삼성전자를 기존 가전업계와 차별화를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02. 기술 상향평준화 : 맞춤화 시대의 시작

원래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제작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역시 각 개인의 체형에 맞춘 양복과 같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가전을 제안하고 이를 개인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시장이 성숙기에 돌입하면 모든 업체의 기술력은 상향 평준화가 되기 쉽습니다. 이때 타 경쟁업체보다 더 나은 기술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기술 개발에 들어가도 이는 출시와 함께 금방 따라 잡히거나 베끼기를 통해 차별화가 무색해지죠.

이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맞춤화입니다. 고객의 개인 요구에 맞춰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만들어야 하죠. 다만 이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맞춤형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개별로 각각 만들어야 하는 기술력을 필요로 하죠.

삼성전자는 이를 반맞춤 방식으로 해소합니다.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개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총 6가지 메인 색상에서 다양하게 베리에이션 될 수 있으며 1도어부터 4도어까지 선택 가능해 1인 가구는 1~2도어를 사용하고 아이가 있는 가정은 3~4도어 제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혼자 살 때 구매한 2도어의 냉장고를 결혼과 함께 1도어 제품을 추가해 마치 하나의 냉장고로 구매한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03. 패밀리 룩 : 고객 묶어두기

비스포크가 나오기 전에 출시된 김치냉장고, 에어드레서, 그랑데, 무선청소기 등 삼성전자의 대부분의 가전제품 라인업 앞에 비스포크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만 비스포크가 아닌 디자인 역시 맞춤형으로 구성 가능하도록 진화했죠.

그 시작은 주방이었습니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주방이 유럽식의 빌트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고 비스포크는 냉장고를 시작으로 식기세척기, 오븐 등으로 확장하며 주방 전체를 비스포크로 꾸미도록 만들었습니다.

최근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역시 하나의 제품을 강조하는 대신 여러 제품을 구성한 빌트인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맞춤으로 인해 디자인 다양성의 한계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을 패밀릭룩으로 보완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최근에는 고급 세라믹 재질 등을 사용한 럭셔리 키친 컨셉의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죠.

이외에도 건조기 모델인 그랑데, 무풍에어컨, 무선청소기 그리고 스마트폰(Z플립)까지 확장했고 비스포크의 패밀리룩으로 디자인을 통일하는 한편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의 연동을 통해 오직 삼성전자 제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주방의 가전기기를 하나의 브랜드(비스포크)로 채우게 되면 이후 제품을 교체할 때도 동일한 브랜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냉장고의 경우도 혼자서 2도어를 사용하던 고객이 결혼 후 새로운 냉장고를 구매하지 않고 기존 브랜드(비스포크)에서 1도어 제품만 추가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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