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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영경 Jan 14. 2022

인간은 모르는 비밀(엄마 글)

+ <주를잘쳐 거미의 소원>객원어린이작가(딸의 글)

2022년 '보글보글'과 함께 하는 글놀이
1월 2주
[4장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라!]




<거미는 알지만 인간은 모르는 비밀>


안녕? 내 아기 거미 꼬미야~

잘 잤니? 일찍 일어났구나~ 오늘은 네가 11일째, 음 인간 나이 11살이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거미는 알지만 인간은 모르는 비밀을 엄마가 알려줄게. 그 비밀은 동물들과 곤충들도 다 알고 있단다. 우린 동물도 곤충도 아닌 존재라 세상을 떨어져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이제 너도 그 마법의 힘을 점점 느끼게 될 거야.

꼬미야~ 우리 거미는 하늘과 땅 사이 아주 신비로운 집에 사는 관찰의 도사야. 그래서 인간은 잘 모르는 비밀을 많이 알고 있지.



엄마~ 신나요~ 제가 그 비밀을 이제 알게 되나요? 어서 알려주세요.

아.. 근데 엄마... 궁둥이가 좀 간지러운데요. 잠시만요. (뿌웅~)


오오~ 이야기를 들으면서 벌써 네가 집을 지을 마법실을 만들어내고 있구나. 귀여워라~ 지금 너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너만의 실을 만드는 중이야~ 궁둥이에 집중하면서 엄마 이야기를 잘 들어보렴~


저기 저 나비 친구 보이지? 인간들은 저 나비를 참 좋아하지. 인간들은 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다지 예뻐하지도 않는 꿀벌을 키우기도 하지만 나비는 키우지 않는단다. 그들은 자유로워. 일할 때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뽐내느라 화려하고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날개를 달고 다니지. 근데 나비 날개 디자인 옷은 가끔 엄마도 걸쳐보고 싶긴 하구나. 호호홍



힝 그래도.. 꾸미기만 하는 건 좀 한심해 보이는데요.


오호호~ 꼬미야~ 오해할 수 있겠구나. 그들은 허영심 많은 멋쟁이들은 아니야. 사실 아주 부지런한 농부란다. 나비는 꿀벌만큼이나 꽃들을 위해 일하는 농부들이야. 또 그들은 욕심을 내지 않는 소박한 멋쟁이지. 꽃꿀을 따로 모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꽃들을 사랑해서 돌보고 입맞춤을 하고 향기를 즐기는 진정한 멋쟁이 농부들이지. 농부들이 줄무늬 꿀벌 작업복만 입고 일할 필요는 없잖니~ 난 화려한 옷들이 참 좋트라~ ㅎ


엄마 저도 다리에 좀 줄무늬가 있는데 이 스타일은 어때요?


아 그거? 우리는 등에 점무늬도 있고 다리에 줄무늬도 있어. 엄마는 줄과 점을 좋아하는 편이거든. 그래서 너한테 심플한 옷을 입혀봤어 ~ 마음에 드니? 하지만 네가 자라면 또 너만의 무늬를 가질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러고 보니 꼬미 너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 두 바퀴 꼬꾸라지고 일어나기' 기술 벌써 연습한 거니? 오호호~ 잘한다!!


엄마~ 제가 실수로 떨어져서 실에 매달렸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한번 돌아봤는데 이거.. 기술이었어요? 힛~

아.. 그런데 또 궁둥이가 슬슬.. 간지러운데 잠시만요.. (뿡뿌룽 뿡뿡 뿡뿡뿡~)



아하하~~ 너는 박자를 정말 잘 맞추는구나!


저기 나뭇가지 위를 봐봐~ 아름다운 깃털의 새들이 보이니? 저들은 서로 노래를 하는 중이야. 새들은 세상이 살기 좋은 곳일 때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만든단다. 지금 새벽 해가 막 떠오르려고 하고 있지? 새들은 아침 햇살을 가장 좋아해. 그 햇살에 눈이 부셔서 눈을 감고 노래를 만들 때도 있대. 날아다니면서 구경했던 많은 세상 이야기들을 노랫소리로 만들어내는 진정한 작곡가들이지. 새소리에 영감을 받은 인간 작곡가들도 있다고 해. 한번 들어볼래? 아침해가 뜰 때의 새들처럼 환희에 젖은 표정으로 눈을 감고 꼭 들어보렴.




들어봤니? 그런데 이게 새소리가 아니라 기타 소리라네? 인간들은 재주가 참 좋지? 기타로 못하는 게 없구나.. 우리도 다음에 거미줄 기타 소리를 좀 들려줘야겠....


어 ~ 어 엄마 ~ (풍덩)


어머! 어디 갔니? 꼬미야! 꼬미야!! 정신 차리고 어서 궁둥이에 힘을 줘!


엄마~ 어푸!!! 저 물에 빠졌어요~ 살려~주옵푸푸푸!


꼬미야~ 이 실을 받아! 휘릭~(마법실을 던진다)


엄마! 잡았어요!! 아아악~근데 저게 뭐예요?

저 초록색 열렸다 닫혔다 하는 저거요! 엄마야! 무서워! (우다다다 ~)

휴~ 갑자기 힘이 불끈 났네? 엄마 이제 올라왔어요!


아이고 꼬미야! 큰일 날뻔했다. 아직 비밀 하나를 다 말 못 했는데, 네가 다른 곳에 집을 짓고 살기 전에 꼭 알려줄 이야기가 있어.


저 열렸다 닫혔다 하는 큰 입은 악어의 입이란다. 네가 이 숲에서 살다 물가에 집을 지을 때 꼭 조심해야 하는 동물이야. 그는 정말 못생겼지? 게다가 이빨은 또 어떻고?

하지만 늘 겉모습만 보고 동물을 판단하면 안 된단다. 그 부드러운 털의 낮잠만 자는 고양이도 발밑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잖니. 엄마는 고양이 때문에 나무에 지어놓은 집이 망가진 일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아무튼 저 무섭고 못생긴 악어에게는 비밀이 있어. 원래 악어는 지구의 평화 주의자래. 못생겼지만 마음이 고와서 세상을 처음 만들었던 신의 어려움을 자기가 도와주고 싶어 했어. 꼬미야~ 이 지구의 조화로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니?



그건 바로 '죽음'이었지. 누군가 다 먹어치우는 악역을 해야만 했어. 모든 존재를 사랑해서 곤란에 빠진 신을 위해 악어가 나섰어. 그는 지구에 ‘긴장’ 과 ‘자극’을 담당하기로 했어. 지구의 존재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악어가 돕기로 한 거야. 악어를 본 순간 물에 빠진 너도 갑자기 힘이 나서 용감하게 마법줄을 타고 올라왔었지? 그렇게 악어는 오히려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어. 하지만 악어는 자주 외톨이가 되어서 슬펐어. 눈물도 자주 흘렸는데 인간들은 진심을 믿지 않고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을 만들어서 악어가 가짜로 울고 있다고 또 누명을 씌우고 말았지. 인간들은 동물들과 달라. 겉만 보고 판단하기 쉬워서 실수를 많이 해.


신은 딱한 악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었어. 바로 악어 이빨에 낀 찌꺼기를 빼먹고 사는 ‘악어새’야. 외로운 악어에게 단 하나의 친구만 있어도 그 악어는 평생 친구에게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단다.


듣고 있니?꼬미야? 어머나! 지금 네가 혼자 움직여서 만든 너의 작은 집을 볼래? 우아~눈이 부시게 아름답구나.

새벽이슬을 마법줄에 송골송골 잡아두어 너의 새 집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중이야.

이 새벽의 짧은 한순간을 위해 너만의 작품을 멋지게 만들어 내는 화가 꼬미야~

엄마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너는 벌써 네 집을 만들어 냈구나. 이제 스스로 집 짓는 법을 알았으니 엄마는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어.


네? 뭐라고요? 엄마 안돼요!


꼬미야~ 우리가 함께 이곳에서 집을 지으면 먹이가 모자라서 굶어 죽을 수도 있단다.

엄마는 조금 더 아래에서 집을 짓고 있을게. 언제라도 너의 먹이가 붙었다 떨어지면 그 밑의 엄마 집에 붙어있을 테니 걱정 말고 더 용감하게 나무 위로 올라가 집을 지어보렴~ 그러다 네가 가장 멋진 나무를 발견하게 되면 거기서 너의 작품을 세상에 자랑스럽게 전시해 보는 것은 어떠니? 우리 거미들은 시간과 공간을 실로 그리는 자연속 가장 멋진 화가들이란다.


그리고 기억해~우린 언제나 마법의 실로 연결되어 있어.

너의 실을 뽑을 때마다 엄마를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럼 엄마도 슬슬.... 엉덩이가 간지러워서 이만 (뿡뿌룽 뿡뿡뿡~~~)





아래 글은 저의 딸(현재 초3)빈이가 보글보글 매거진 참여해보고 싶다고 해서 객원 어린이 작가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저희가 영향 받아서 비슷해질까봐 서로의 글을 전혀 보지 않고 쓰기로 하고 다 쓴후 나누었습니다.

이번 보글보글 참여는 딸과 함께여서 저에게는 더 의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딸에게 따로 글쓰기를 시킨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책을 함께 읽었을 뿐인데 엄마가 하는 일에 가장 호기심이 많은 아이다 보니 엄마가 하는 일을 함께 해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았습니다. 쓰고 싶어 쓰는 글, 이것이 진정한 어린이 글쓰기 공부겠지요?


그럼 아이의 시선으로 만드는 동화는 어떨지 한번 읽어봐주시겠습니까?







<주를잘쳐 거미의 소원>


주를잘쳐 거미는 거미줄을 잘 쳤습니다.

한번 쳤다 하면 예술이었지요.

그래서 항상 친구들에게 칭찬받았습니다.

어느 날, 주를잘쳐 거미는 거미줄을 만드는 것이 싫증이 났습니다.


“휴우~ 좀 쉬어야겠어..”


주를잘쳐 거미는 거미줄 위에 누웠습니다.

'푸드덕’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주를잘쳐 거미는 부러운 눈으로 새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것은 주를잘쳐 거미의 간절한 소원이었지요


“새야! 새야!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주를잘쳐 거미가 새에게 소리쳐 물었습니다.

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칫! 맘대로 하라지! 난 내 방식으로 날 거야!”


주를잘쳐 거미가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곤 거미줄로 날개를 만들었습니다. (영차)

그런 다음 거미줄 날개를 등 뒤에 붙이고 거미줄 끝에서 .. 점프했습니다.

하지만 슈우웅! 떨어졌습니다.

주를잘쳐 거미는 다행히도 거미줄을 발사해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는 거미줄 날개를 팔에도 붙이고 뛰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또 실패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까?’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쿵! 쿵! 콱! 콱!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나비가 악어에게 쫓기고 있었습니다.


“나비를 구해야 해!”


주를잘쳐 거미는 거미줄을 발사해 악어 등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악어 머리로 기어갔습니다.

휘릭~! 주를 잘 쳐 거미는 악어의 눈에 거미줄을 발사했습니다.

악어는 생각지 못한 기습에 놀라 달아났습니다.


나비는 주를잘쳐 거미에게로 가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은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원하는 걸 무엇이든지 들어드릴게요!"


“아.. 저는 날고 싶어요.”


그러자 나비는 주를잘쳐 거미를 등에 태우고는…

펄럭~날아올랐습니다.

하늘 위로, 구름 사이로.




자유로운 글씨체는 나비와 날고 있습니다. 호호호


방학때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동화 만들기 어떠세요? 객원 작가로 참여하셔도 좋습니다.

분명 가족 모두에게 기억남는 좋은 시간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매거진의 이전 글, 송유정 작가님입니다.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글을 각각의 색으로 소개합니다. 주제는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선정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매일 한 편씩 소개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작가님들은 언제든지 제안하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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