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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Jan 12. 2022

이제 선택의 시간

2022년 '보글보글'과 함께하는 글놀이
1월 2주
[4장의 그림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라!]



앵커 : 안녕하십니까. 동TBC 저녁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동물나라 최초의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후보들의 선거 유세가 한창인데요. 동물나라의 경제, 복지, 교육 등 각 분야에 대해 다양한 공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 선거이니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입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동글이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동글이 기자?


동글이 기자 :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동물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정글 숲에 나와있습니다. 사자의 장기 독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동물들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 첫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저도 참 기대가 되는데요. 시민들의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한분 한분 만나 소감을 물어보겠습니다. 아, 저쪽에 알록달록 새 시민들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군요. 잠시 인터뷰 나눠보겠습니다.




동글이 기자 : 안녕하세요~ 바쁘신 것 같습니다만, 잠깐 인터뷰 좀 하실 수 있을까요?

새 1 : 인터뷰요? 아... 네. 좋습니다. 좀 쑥스럽지만. 에헷.

동글이 기자 : 두 달 후에 동물나라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혹시 생각해 놓으신 후보가 있으십니까?

새 1 : 아직 고민 중입니다. 후보들의 말을 잘 살펴보려고 해요. 진짜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 표를 얻으려는 수작인지 꼼꼼히 따져봐야죠.

동글이 기자 : 어떤 부분을 관심 있게 보고 계신가요?

새 1 : 전 평화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저쪽 곰 나라랑 관계가 좋아져야 우리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옛날에는 날이 좀 따뜻해지면 형님네도 다녀오고는 했는데 못 뵌 지 꽤 오래됐거든요. 그만 좀 싸우고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내놓는 후보에게 표를 줄 생각입니다.


새 2 : 저도 한마디 해도 될까요? 저는 우리 아기새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후보에게 표를 줄 거예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몰라요. 조금만 한눈팔면 독수리며 매들이 우리 아기새를 호시탐탐 노리는 통에 늘 긴장을 해야 해요. 이제 날아다니는 연습도 좀 해야 하는데 어디 맘 편히 연습할 곳이 없어요.

동글이 기자 : 그렇죠. 아기 동물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보고 싶은 모습이죠. 통일과 안전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새 시민 여러분들을 만나봤습니다. 이제 자리를 좀 옮겨보겠습니다.




악어 : 어? 지금 뭐 찍어요? 뉴스? 나 지금 나와요? 나 밥 먹는 중인데, 괜찮으려나?

동글이 기자 : 한창 식사 중이신데, 잠시 인터뷰 좀 나눠도 될까요?

악어 : 암요 암요~~ 되다 마다요~ 꺼억~~~ 아이쿠 죄송합니다.

동글이 기자 : 아닙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악어 시민님께서는 어떤 후보를 선택하실지 궁금한데요?

악어 : 누구를 뽑을지는 비밀이고, 난 무조건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겠다는 동물 뽑을 겁니다. 꺼억~ 기자 양반도 잘 아시겠지만 요즘 얼마나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요? 강물이 더러워져서 물고기도 별로 없다니까? 이러다가 원 다 굶어 죽게 생겼수. 약육강식도 다 옛날 말이지. 요즘 어느 동물이 악어를 무서워 하기나 하나? 굶는 날이 더 많아요. 이제는 대통령이 어떻게든 먹을 거 구해줘야 해요. 이러다가 다 죽어~ 꺼억~~

행복이 뭐 별거유? 등 따습고 배부르면 행복이지? 난 집도 필요 없고 악어백도 필요 없어요. 그저, 매일 먹을 물고기만 주면 돼요.

동글이 기자 : 아... 그런데 매일 동물나라 국민들에게 먹이를 주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걱정하는 동물들도 많던데요. 그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악어 : 그거야 대통령이랑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겠지. 내가 뭐 아나? 공약을 내걸었으니 약속을 지킬 방법도 다 마련되어 있지 않겠소? 꺼~~ 억~~~~

동글이 기자 :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럼, 식사 마저 하세요~




동글이 기자 : 열심히 집을 짓고 계신 거미 가족이 보이네요, 잠시 인터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거미 1 : 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집 짓느라 좀 바빠서...

거미 2 : 제가 대신 인터뷰할게요. 뭐가 궁금하세요?

동글이 기자 : 아, 처음 치러지는 동물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으실 건지 말이죠.

거미 2 : 글쎄 말입니다. 인물이 없어요. 인물이. 아니, 동물이 없어요. 우리나라에 동물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왜 그런 동물들만 나왔답디까? 서로 싸우고나 있지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하나도 몰라요. 가만 보면 인간들이 하던 짓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거미 1 : 지금 우리를 보세요. 마땅히 살 집이 없어서 찢어진 집을 고치고 또 고치고... 이게 뭡니까? 옆 마을 타란툴라네 집은 얼마나 크고 튼튼한지, 매일 벌레들이 수십 마리씩 붙어서 배부르게 떵떵거리고 사는데 우리 집 보세요. 식구가 셋인데 벌레는 일주일 동안 여덟 마리 잡혔어요. 누구 코에 붙여요? 아, 참... 우린 코가 없지? 어쨌든, 같은 동물끼리 너무 불공평해요. 저희도 그 동네로 이사 가볼까 했는데 이미 꽉 차서 집 지을 곳도 없더라고요.


동글이 기자 : 후보마다 주택 문제에 대한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아는데요?

거미 2 : 글쎄요. 어떤 후보는 잘 사는 거미들 더 잘 살게 해 준다는 공약인 것 같고요, 어떤 후보는 신혼부부랑 청년들에게만 유리한 공약을 내놓았더라고요. 우리 같은 거미들을 위한 약속은 없어요. 그러니 답답하죠.

거미 1 : 정글 숲은 원래 우리 모든 동물들이 나눠 쓰던 곳인데 뭔가 이상해졌어요. 옹달샘 근처는 경치가 좋네 어쩌네 하는 바람에 아무나 살기 힘들어졌고 말이죠. 언제부터 숲이 일부 동물의 것이었습니까? 생각해보니 화나네요. 으이구 오늘따라 손은 왜 이렇게 끈끈한 거야?

동글이 기자 : 모든 동물들이 쾌적하고 안정된 주거지를 가졌으면 하는 거미 시민을 만나봤습니다. 저쪽에 화려한 나비 한 마리가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동글이 기자 :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독특한 무늬의 나비님이시네요. 잠시 인터뷰 좀 해도 될까요?

나비 : 네~ 안녕하세요~

동글이 기자 :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으신지요?

나비 : 전, 모든 동물들이 차별 없이 살도록 해주는 후보를 뽑을 거예요. 다른 나비들과 무늬가 다르다는 이유로 저는 늘 무시당하고 따돌림을 받았어요. 호랑나비나 흰나비처럼 일반적인 색깔이 아니라고 말이죠. 하지만 전 이런 제가 좋아요. 다양한 색을 다 갖고 있는 제 개성 있는 날개가 자랑스러워요. 이렇게 다른 저도 똑같은 동물로 인정해주는 동물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적어도 우리는, 인간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어요?

동글이 기자 : 그럼요. 우리는 인간과는 다르죠. 너무 불편하고 힘든 일이 많으셨나 봐요...

나비 : 꼭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도와주는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개미랑 아기 사슴벌레가 먹이도 나눠주고 함께 놀아줬어요. 고마운 친구들이죠. 그래서 저는 선물로, 무지개에 닿아서 멋지게 변신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친구들과 함께여서 전 늘 행복했답니다. 우리처럼 모든 동물들이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도록 해주는 대통령을 뽑을 거예요.

동글이 기자 : 와~ 멋진 말씀 감사합니다. 서로 싸우지 않고 이해하며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지금까지 정글 숲 속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해드린, 동TBC 동글이 기자였습니다. 스튜디오 나와주세요~



앵커 : 네, 동글이 기자. 수고 많으셨습니다. 숲 속 동물들마다 이번 선거에서 바라는 것들이 조금씩 다 다르네요. 하지만 결국 원하는 것은 한 가지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 말이죠. 사실, 그게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모든 동물을 만족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건 찾기 힘들거든요. 하지만 후보마다 약속한 것들을 잘 들여다본다면 분명 방법이 있을 겁니다. 후보들도 무조건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함께 고민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첫 선거가 참 의미가 있겠죠. 우리는 인간과는 다르니까요.


행복한 저녁 되십시오. 저희는 내일도, 최선을 다해 행복한 뉴스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전...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쓰다 보니 공익광고협의회 내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보내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헤헤


매거진의 이전 글, 최형식 작가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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