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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재 Jun 16. 2020

‘1세대 숏폼 SNS’
스냅챗, 다음 전략은?

스냅 파트너 서밋 2020(Snap Partner Summit 2020)


“The Next Small Thing”

때로는 작은 것이 모든 것을 바꾸기도 한다.


며칠 전 스냅 파트너 서밋 2020(Snap Partner Summit 2020)이 온라인 라이브로 열렸다. 글로벌 팬데믹 사태부터 미국 BLM(Black Lives Matter) 운동까지. 시국이 시국인 만큼,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연결의 가치를 강조한 브랜딩 필름이 먼저 공개됐다. 뒤이어 서비스, 콘텐츠, 기술 면에서 다양한 변화가 소개됐는데, 같은 테크 바닥 아래(?) 완전히 새로운 걸 내놓는 건 참 어려운 일 같다. AI/AR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수급하겠다는 계획도, 그 옛날 스냅챗 ‘라떼 시절 출시된 촬영용 선글라스 스펙터클(Spectacles) 만큼 파격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여러 레퍼런스로 검증된 안전한 답 같았다.


숏폼 SNS 세상의 슈퍼 앱을 꿈꾸는 스냅챗의 청사진에서 컨슈머 테크의 두 가지 트렌드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뉴스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점점 더 빠르고 가볍게 소비되며 둘째, 모든 것이 말 그대로 커머스화 된다는 것. 국내에 정리된 게시물을 찾기 어려워서 스냅 뉴스룸에 올라온 원문 보도자료를 참고해 정리해봤다. 혹시 틀리게 번역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시길 부탁드린다. :)



# 1.

뉴스는 더 빠르고 가볍게,

‘해프닝 나우(Happening Now)’ 출시



전 세계 1억 2500만 명, 미국 Z세대의 절반 이상이 스냅챗에서 뉴스를 본다고 한다. 그것도 전체 누적 이용량이 아닌 올해 기록한 수치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이 아니라 스냅챗이라는 게 소름 돋는 지점.) 스냅은 언론사, 정치인, 연예인 SNS 계정에서 소위 뉴스거리가 될 만한 영상 콘텐츠를 뽑아 스냅챗에 노출하는 ‘디스커버(Discover)를 뉴스 서비스로 제공해왔다.


스냅은 여기에 뉴스 속보 기능인 ‘해프닝 나우(Happening Now)를 새롭게 선보인다. 정치, 연예, 스포츠 포함 다양한 카테고리 아래 따끈따끈한 속보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로이터, NBC 뉴스, ESPN 등 언론사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해프닝 나우는 내년 글로벌 출시에 앞서 미국 시장에 먼저 출시됐는데, 추후 에디터의 손길이 닿은* 뉴스 큐레이션 기능 또한 추가될 예정이다.


간략한 사실만 빠르게 전달하는 ‘속보’와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숏폼 플랫폼의 만남이라니.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 요새 틱톡에서 학습용 콘텐츠를, 페이스북에서 짧은 동영상 뉴스를 챙겨 보는데, 스낵 콘텐츠뿐 아니라 뉴스 채널도 끝없이 다양해지고 있다.


*AI가 아닌 사람에 의한 큐레이션 도입은 플랫폼 입장에서 참 어렵게 내린 결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스냅은 트위터에 이어 BLM 운동에 동참해, 미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게시물을 디스커버에서 소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2.

모든 것이 커머스로,

‘플레이스(Places)’와 ‘미니(Minis)’ 출시



2017년 스냅은 프랑스 스타트업 젠리(Zenly)를 인수하고 실시간 위치 공유 기능인 ‘스냅맵’을 선보였다. 매달 2억 명이 스냅맵을 통해 합법적으로(!) 친구 위치를 추적한다. 이 스냅맵에 로컬 비즈니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플레이스(Places)’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플레이스는 실제 유저 위치를 기반으로 동네 식당 혹은 상점의 정보를 알려준다. 주소, 영업시간, 방문자 후기(트립어드바이저, 포스퀘어) 등등. 한 마디로 구글 지도의 ‘주변 탐색’ 기능과 비슷한 셈. 최근 미국 유저 대상으로 플레이스 기능이 출시된 이후, 벌써 100만여 곳 이상의 사업장 정보가 등록됐다고 한다. 스냅은 6월 말 플레이스를 활용한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연말까지 배달 앱(우버이츠, 포스트메이츠, 도어대쉬) 연계로 음식 주문 기능 또한 지원할 예정이다.




스냅챗의 신규 기능으로 ‘미니(Minis)’도 출시됐는데, 온오프라인을 이으려는 스냅 CEO 에반 스피겔의 야심이 여기서도 엿보인다. 미니는 스냅챗 채팅창에서 쓸 수 있는 써드파티 인앱 서비스다. HTML 기반이라 별도 다운로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스냅챗은 우선 7개 미니를 먼저 선보였는데, 스냅챗 유저는 앞으로 채팅하면서 뮤직 페스티벌 티켓을 예매하고, 학습용 플래시 카드를 만들고, 명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요거, 새롭다고 하기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스냅이 벤치마킹했을 법한 사례로, 중국의 대표적인 메신저인 위챗에는 ‘미니 프로그램(Mini Program)’이 있다. 이름부터 비슷하다. 미니 프로그램은 위챗 메신저 안에서 구동되는 인앱 서비스인데, 쇼핑, 교통, 금융 등 중국 유저들의 일상에서 밀접하게 쓰이고 있다. 위챗은 이 ‘미니 프로그램으로 작년에만 1130억 달러(한화로 무려 약 136조..원..!)를 벌어들였다.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반 스피겔은 “소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했는데, 위챗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컨슈머 테크의 네 가지 트렌드(Four Trends in Consumer Tech)에서 짚었듯,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시대에 소셜미디어는 커머스를 위한 유통망이 된다. 기능을 추가할수록 앱은 무거워지겠지만, 역으로 숏폼 시장에서 제2의 아마존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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