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리라는 이름의 성숙
가까워지면 답답해지고, 밀쳐내고 나면 다시 그리워진다.
이 반복을 몇 번이나 겪고 나서야 알았다. 나는 누구에게나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만 늘 마음을 내주었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 결이 맞고 바이브가 비슷하고 각자의 취향과 세계가 분명한 사람에게만.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사람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었고 서로에게 맞춰줄 마음의 여유도, 자연스러운 끌림도 점점 희미해졌다. 사람들과 억지로 부대끼고 엮이느니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는 결론에 가까워졌다.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좁혀지지 않는 기찻길의 평행선 같은 거리.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가 오히려 오래 빛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누구에게나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심지어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조차도.
나는 모든 것이 조금은 무거운 편이 좋고 조금 더 진중한 것이 좋다. 쉽게 오는 사람을 믿지 못하고 가볍게 건네진 말에 마음이 가지 않는다. 얄팍한 것은 쉽게 깨지고 설익은 것은 금세 부서진다는 걸 이미 여러 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영원한 것은 없고, 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같이,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때로는 따로, 그렇게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흘러가기로 했다.
Peri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