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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Dec 29. 2018

융합시대를 사는 지식인의 자세_생각의 시대

왜 사람들은 지식을 탐구할까?

흔히 '호기심' 내지 '경이심'에서 추구한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철학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순수한 경이심thaumazein에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하는 힘, 곧 보편성universality을 획득하려는 욕망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식을 탐구하려는 열망의 깊은 바닥에는 이 보편성을 획득하려는 절실하고도 은밀한 욕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결국 살아남고 번영하려는 실존적 욕망에서 지식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진단이 속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화끈거리면서도 한편으론 시원했다.

따지고 보면 내가 배움을 지속하는 이유도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융합하여 스스로 바로 내뱉을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하지 않으면 이 분야의 경쟁에서 밀린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보편성이란 '모든 것에 두루 통하거나 미치는 성질'을 뜻하며, 자연의 법칙인 진리와 인간의 법칙인 미덕의 근거가 되었다. 

이는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졌는다.

예컨대 공간적으로는 자연 현상을 통해 이곳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다른 곳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하였고, 시간적으로는 과거의 사실을 통찰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한다. 

인류가 지식을 구체적으로 쫓기 시작한 기원은 대략 기원전 3500년 경의 수메르인들로부터 인듯하다. 

그들의 놀라운 문명은 구체적인 유적 발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죽기로 작정하였다면 낭비하라. 오래 살려면 절약하라"라는 그들의 점토에서 발견한 인류 최초의 격언이리라.

그 이후 인류가 경험한 지식의 폭발은 두 번이다. 

한 번은 기원전 8세기에서 3세기에 이르는 약 600년간이고, 

다른 한 번은 17세기 과학혁명으로부터 20세기 정보혁명에 이르는 약 400년간이다. 

인류가 '축의 시대'라 일컫는 첫 번째 시기에는 지식의 '보편성'을 구축하는 데 열중했고, 

'과학기술의 시기'로 불리는 두 번째 시기에는 지식의 '확실성certainty'을 찾는 데 매진했다.  

저자는 이 두 번의 지식 폭발의 시기 사이에 2세기에서 4세기에 달하는 300년을 끼워 넣는다.  

바로 지식의 '융합fusion'이 일어난 시기다.    #융합 #지식의폭발

이 시기에 이집트 북부지역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철학인 헬레니즘과 기독교의 헤브라이즘이라는 전혀 이질적인 두 문명이 만나 극적으로 융합했다. 

지식은 이처럼 '폭발-융합-폭발-융합-폭발~'이라는 패턴을 반복한다. 

아니나 다를까 두 번째의 지식의 폭발 시기를 거치면서 지식의 다양한 융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리학과 경제학이 융합하고, 진화론과 경제학이 융합하는 현상이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이 두 번째 지식의 융합시대에 발을 뗀 상황이라면, 지식 추구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먼저는 전문성을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정해야 하고, 

그 분야에서 인류가 구축한 보편성을 깊이 학습해야 한다. 

이렇게 기초적인 보편적 전문성을 확보한 위해 관심 분야에서 얻는 지식을 융합해 내야 한다. 

그때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이 탄생한다. 

이 과정이 그리 신사적이고 매끄럽지만은 않다.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글로 제품으로 부지런히 흉내 내고, 편집하며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실제적인 융합이 이뤄지면 창조적인 결과가 나온다.  

졸저 '플래너라면 스케투처럼'이란 책에서 나는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남의 것을 흉내 내면 짝퉁, 흉내 낸 것을 비틀면 모방, 흉내 내고 비튼 것을 꼬면 적용, 흉내 내고 비틀고 꼰 것을 섞으면 응용, 흉내 내고 비틀고 꽈서 섞은 것을 다시 끓이면 융합, 흉내 내고 비틀고 꽈서 섞고 끓인 다음 한 방울 한 방울 명주로 걸러 내는 단계를 창조라 할 수 있다"_177쪽(내 데이터를 편집하면 금맥이 보인다 중에서) 

성경의 잠언에서 솔로몬은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했다. 

모든 역사와 문화, 발명품과 예술품은 이렇게 다단계의 편집과 융합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결국 살아남고 번영하려는 실존적 욕망을 불태우며 전문 분야의 지식을 탐구하고, 

지혜로운 편집과 융합 기술을 통해 나만의 메시지를 다듬어 가는 일관된 노력이 지식의 폭발시대를 거쳐 융합의 시대를 살아가려는 지식인들의 마땅한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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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각의 시대>>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책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 있으며, 제 생각이 다수 첨가됐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각의시대

머리말, 생각의 도구를 찾아서

제1부 지식의 기원

  1장 지식의 탄생 (23~62쪽)

*편집과 융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최강 필드 노트, 스케투 다이어리 & 도서 (sch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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