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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Mar 18. 2019

희망은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

강자와 약자의 싸움 결과는 어떨까?

작은 학생 수의 학급에서 공부하는 것이 많은 학생 수의 학급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유리할까?

일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삼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훗날 성취에 더 유리할까?


당연히 강자가 약자보다 싸움에 유리하고, 작은 학생 수의 학급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낫고, 일류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성취에 유리할 것 같다.

그런데 책에서는 꼭 그렇지마는 않다는 것을 실감 나게 증빙한다.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근접전의 객관적인 열세를 투석기를 사용함으로써 결과를 반전시켰다. 

학생 수가 적고 교사가 많아서 1:1 지도에 근접할수록 학생들의 성취도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학급 규모와 성취도 사이에는 어떤 일관된 관계가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었다. (에릭 하누섹의 '학급 규모의 증거')

일종의 한계 수학 체감의 법칙이 학급 인원수와 성취도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예전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웬만한 서울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 오전/오후 반으로 나눠 등교하고도 한 반의 인원이 콩나물시루처럼 7~80명씩 앉아 있었다. 

분명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은 초등학교의 한 반 인원이 평균 20명 대로 파악된다. 

책의 주장에 따르면 한 반 80명의 인원보다 20명의 인원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에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10명 이하의 이원이 더 효과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책에서는 학습 효과를 반감시키는 하한선을 20~18명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자 제시 레빈은 학급이 너무 작아지면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따라 배울 수 있는 같은 부류의 학생들을 빼앗아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추세로 우리나라 학급의 학생 수가 감소하면 오히려 효과적인 교육에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 


또 한계 체감의 법칙은 소득이 많은 사람이 자녀 양육에 반드시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도 적용된다. 

자수성가 1세대는 어린 시절 가난했던 경험이 열정과 끈기의 그릿 정신을 키웠고, 인격을 함양하는 기회가 됐는데 그의 자녀들은 그런 경험 없이 물질적 풍요만을 누리게 되니 균형적인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게 된다고 호소한다. 


또 책의 내용에 의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큰 물의 물고기 보다 작은 연못의 물고기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상원권 대학의 박사과정 졸업생들이 학자 생활을 시작한 첫 6년 동안 발표한 논문의 수와 30권 이하 대학의 졸업생들이 발표한 논문의 수를 비교한 자료에 의하면 하위권 대학의 졸업생들이 상위권 대학의 15%에 맞먹는 결과를 냈다. (실제로 대학 입학 당시의 실력은 상위권 최하위 학생의 실력이 하위권의 가장 우수한 학생보다 더 좋았다.)


큰 연못에 해당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은 뛰어난 학생들의 기를 꺾어버리고 이내 평준화시켜 버리곤 하는데 이는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한 것이다. 

사회학자 새뮤얼 스투퍼는 '사람들은 가장 넓은 맥락 속에서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함으로써 국지적으로 우리의 인상을 형성한다. 우리가 느끼는 박탈감은 상대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 내가 약자의 처지에 있다고 해서, 좋은 대학에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대기업에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나라의 경제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의기소침해 있을 필요가 없다. 

강자와 약자의 싸움 결과에서 오히려 약자가 승리하는 예가 수도 없이 많으며, 

좋은 대학에서 꼬리가 되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 머리가 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대기업의 신입 직원 퇴사율을 보면 중소기업에서 장기적으로 더 나은 기회를 발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부탄이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말하는 이면엔 1년에 2만 명의 관광객만 받는 폐쇄성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상대적 박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에 따른 요인이 크다. 

결코 객관적인 행복의 조건이 세계 최고인 것이 아니다.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곳에서 머리가 되려는 자세로 노력하면 어디에서든 기회가 있다. 

희망은 발견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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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다윗과골리앗>>(말콤 글래드웰)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책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 있으며, 제 생각이 다수 첨가됐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윗과골리앗 #강자와약자 #말콤글래드웰 #언더독 #아웃사이더 #이찬영 #아침공부 #묵상독서


1부 약점의 유리함, 강점의 불리함 (1~124쪽)


write by 기록과미래연구소, 이찬영 (zanr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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