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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찬영 Jun 13. 2019

더 멍청해지는 사람들

[묵상독서 190차]

'스마트 워크 Smart Work' 혹은 '워크 스마트 Work Smart'라는 말이 회자되는데, 

혹자는 컴퓨터 혹은 모바일 등의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일을 빨리 처리해 내는 걸로 오해한다. 

마치 산업 혁명 중흥기에 내 앞의 선반 위에 놓인 일을 작업 도구를 사용해 빨리 처리해 내기 바쁜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최신 노트북과 각종 앱을 통해 일을 현란하게 처리할지는 모르지만,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능력, 즉 이성, 인식, 기억, 감정 등은 점점 마비된다. 

그들은 능률(efficiency)은 올릴지 모르지만, 유효한 효과(effectiveness)는 달성하지 못한다. 

인간 종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도구를 활용하는 탁월한 능력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인간을 도구적 인간 (homo faber)라고도 부르지만, 도구는 통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통제는 심리적인 거리를 유지할 때만 가능하다. 

도구와 기술이 통제 상태를 넘으면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성질까지 침범하고 마침내 마비시킨다. 

마셜 맥루한은 "우리의 도구는 이 도구가 그 기능을 증폭시키는 우리 신체의 어떤 부분이라도 결국 마비시키게 된다"라고 했다. 

워크 스마트는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이고, 

스마트의 의미가 깔끔하고 맵시 있게, 똑똑하고 영리하게 일한다는 뜻이니, 

진정 똑똑하고 영리하게 일하려면 도구를 단순히 도구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이용하면서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고유한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 방법은 일을 빨리 처리하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일의 원리를 생각하고, 

어떻게 일할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다. 

온라인상의 다양한 자극이 인지 과부하를 부르고 학습 능력 저하를 부른 다는 자각과 함께 디지털 만이 능사가 아니라, 원래 인간은 아날로그 존재들이라는 깨달음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또 혼자 일할 때보다 함께 일할 때 더 스마트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도구가 인간의 물리적인 일을 돕듯 인간의 고유 역량인 사고 능력을 돕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 도구는 통제력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위험하다. 

디지털과 적절히 거리를 두면서, 아날로그 도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아날로그는 느릿하지만 인간 능력과 결합돼 결국 더 빠르다.

소프트웨어가 똑똑해질수록 사용자는 더 멍청해지지만, 

좋은 아날로그 도구는 더 나은 생각을 끌어내 풍성하게 한다.    

모든 사람이 디지털에 매몰되어 깊게 사고하는 법을 잃어갈수록 고요함 속에 집중해서 사고하는 사람, 

공감 능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경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   

스케줄과 할 일, 생각과 감정을 종이에 적는 일과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오늘 당장은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그 미세한 차이는 복리효과를 거쳐 10년이 지난 후 각각 다른 뇌를 가진 사람을 만들 것이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맺음을 한다. 

"(1968년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너무도 기계적이어서 가장 인간적인 등장인물은 도리어 기계인 것으로 밝혀진다. 

큐브릭의 암울한 예언의 정수는 바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바로 우리의 지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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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니콜라스 카/청림출판)를 읽고, 『묵상 글쓰기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책의 주장과 다소 다를 수 있으며, 제 생각이 다수 첨가됐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각하지않는사람들 #니콜라스카 #미래학 #생각 #사고 #이찬영 #아침공부 #묵상 #묵상독서 #공부독서

1부 문자 혁명과 인간 사고의 확장

1장 컴퓨터와 나

2장 살아 있는 통로

3장 문자, 새로운 사고의 도구

4장 사고가 깊어지는 단

5장 가장 보편적인 특징을 지닌 매체

6장 전자책의 등장, 책의 종말?

7장 곡예하는 뇌

8장 구글이라는 제국

9장 검색과 기억

10장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인간

write by 기록과 미래연구소, 이찬영 (zanrong.com)

최강 아날로그 생산성 다이어리, 스케투(sche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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