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 광주에도 기후위기
작년(2022년 8월), 115년 만에 사상 최악의 폭우가 광주시 등 경기도 동부권을 휩쓸었다. 연간 강수량의 절반 수준의 비가 쏟아졌다.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단 몇 시간 동안의 폭우에 도시 시스템은 마비되고 일상은 빗물에 잠기고 무너져 내렸다.
비도시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주택을 무너트렸다. 퇴촌에 한 주택에서는 산사태에 놀라 아이방으로 달려갔더니 아이가 허리까지 흙에 묻혀 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부모와 함께 집에서 나왔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도시지역에서는 하천이 범람하여 구도심의 주택들이 침수되어 막대한 재산피해와 안타까운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경안천을 따라 팔당호까지 구조대원들과 자율방재단원들이 여러 날을 수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광주시는 2022년 8월 특별재난지역 지정 후 국고지원 등 총 740여 억원을 투입해 700건의 수해복구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년 동안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해복구의 양적·질적 사업이 부족했다고 평가하는 주민들이 다수이다. 기후재난의 피해와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도 재해피해금액은 2021년은 2.7억원 이었지만 2020년은 1,140억원으로 500배 차이가 난다.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상황통계) 문제는 앞으로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와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IPCC, 2018)는 (1850~1900년 대비 2017년 기준) 지구 평균온도는 이미 약 1℃ 상승했으며, 1.5℃ 또는 2.0℃가 상승하면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인구비율은 [1.5℃] 14% vs [2℃] 37%, 2100년 기준 해수면 상승 수준 및 홍수영향 인구수는 [1.5℃] 3.1~6.9천만명 vs [2.0℃] 3.2~8.0천만명에 이른다.
□ 기후위기에 대한 경기도의 해법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인류는 ‘탄소중립(Net-Zero)’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 낮은 수준(well below)으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배출되는 탄소를 흡수·제거해서 순탄소배출량을 0(제로)가 되는 상태이다. 탄소의 흡수량이 배출량과 같아지거나 더 많아져야 한다. 화석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녹지 등을 보존·조성해야 한다.
경기도는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2030년에 40%를 감축해야 한다. 경기도는 2018년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8천716만톤(전국 3위)이며, 최종에너지 소비 기준은 1억2,600만톤(전국 1위)이다. 충청남도(전국1위)는 석탄화력발전소가 31기(전국 61기)가 몰려 있으며, 전라남도(전국2위)는 산업부문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에서 발생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총배출량이 전국 3위인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연평균 2.5%로 전국 평균 1.6%보다도 높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지역별 온실가스 인벤토리 ‘05~’19)
경기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 경기도가 선도하는 ‘공공 RE100’으로 공공기관과 공유부지를 활용한 도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② ‘산업단지/중소기업 RE100’으로 기존 산단 ‘민관 협력형 지붕형 태양광 설치 사업’과 신규 산단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의무화를 추진 중이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과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③ 기회소득을 창출하는 ‘도민 RE100’으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실천에 대한 ‘RE100 포인트’와 ‘마을 RE100’과 ‘농촌 RE100’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RE100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이 많다. 중소기업의 에너지 고효율화 지원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 생산비용은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 기후위기에 대한 도시적 해법 : ① 탄소중립도시
광주에 거주하는 A씨와 서울에 거주하는 B씨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 보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 대도시는 대한민국 평균에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도농복합도시인 광주시민은 서울시민보다 3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에서 배출하는 1인당 온실가스는 국가 평균보다 낮다. 그 이유는 고밀도의 도시공간에 있다. 고밀도의 도시는 집과 직장, 생활편의시설 등이 가까이 입지하고, 다양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자동차 이용률이 낮고, 보행·자전거·대중교통이 이용률이 높다. 동일 규모의 인구를 수용하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불필요한 개발을 줄이고 녹지를 보존·확보할 수 있다. 다수의 주민들이 도시인프라 및 도시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도시관리 및 운영의 효율성도 높다.
‘탄소중립도시(Net-Zero city)’는 에너지, 건설, 수송, 흡수원 등을 도시에서 공간구조, 교통체계, 기반시설, 공원·녹지 등을 효율적·친환경적으로 구성해 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흡수량은 늘려 순탄소배출량 0을 달성한 도시이다.
도시에서 환경의 관심은 1970년대 환경보전과 개발을 조화시키는 ‘친환경 도시’로 시작된다. 생태계의 환경용량 범위 내에서 도시의 경제·사회·환경의 균형발전을 통해 인간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있다. 다양성, 자립성, 안정성, 순환성을 강조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하는 ‘생태도시’, 에너지의 생산·소비가 자족하는 ‘에너지자립도시’,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자가용이 적어 화석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대중교통중심도시(TOD)’, 재사용·재활용이 확장된 ‘자원순환도시’ 등으로 도시는 환경과의 융합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도시 내 탄소배출 저감방법으로는 압축적 공간구조(Compact City), 교통체계와 건물에너지의 효율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자원 재활용 및 폐기물 감소,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바람길 적용 등이며, 흡수방법은 도시공원·녹지의 수평적 또는 수직적 확대 등이 있다.
도시공간이 탄소중립에 중요한 이유는 지구 면적은 2%에 불구한 도시에 인류의 경제활동과 에너지소비, 탄소중립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인구의 55%가 거주하고, GDP 생산량의 80%, 에너지소비율의 66%, 탄소배출량은 75%를 배출한다. 대한민국은 90% 이상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광주는 지속적으로 난개발(unplanned development: 계획되지 않은 개발)로 도시공간을 확장 중이다. 결과적으로 광주의 난개발 도시확장은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과는 반대의 방향이다.
광주와 같은 경기도 동부권의 난개발장은 탄소중립에 부정적이다. 난개발은 ① 압축(고밀도)가 아닌 난개발(저밀도)로 도시확장이 되고, ② 대중교통 중심이 아닌 자동차 중심으로 교통체계로 머물고, ③ 에너지효율성 기준이 낮은 소규모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④ 효율적인 자원순환체계를 만들기 어려우며, ⑤ 무분별하게 산림과 농경지를 파괴되면서 흡수원을 사라진다. 경기도 동부권의 난개발을 막고,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등 종합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 기후위기에 대한 도시적 해법 : ② 대중교통중심도시(TOD)
광주에서 주택이나 상가를 건축하기 위해서 너비 4m 이상 도로(건축법)를 확보하면 된다. 4m 도로로 확장되는 건축행위는 일정 규모가 넘어서면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씩 연결된 도로들이 증가하면 도로들이 모여지는 지점마다 교통체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4m 도로는 쌍방향 통행이 제한되기에 도로상 문제가 발생하면 끔찍한 교통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2017년 ‘광주시 도시계획조례’ 제23조(개발행휘허가의 기준)을 개정하면서 ‘빌라’를 건축하기 위해서는 너비 6m 이상 도로를 확보하게 되었다. 큰 반대 속에서 진행된 개정으로 쌍방향 문제는 해결된 듯하지만, 기존의 교통체증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행로’와 ‘대중교통’으로의 연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보행과 대중교통 등은 광주시 교통비중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도보는 4.4%이지만, 대중교통은 65.6%(지하철 38.2%, 버스 27.4%)이며, 탄소중립에 적극적인 도시인 파리는 도보 등이 52.3%, 대중교통은 31.8%이다. 자동차 비중이 70%를 넘는 광주에 비해, 서울은 23.1%, 파리는 9.9% 수준으로 자동차로 인한 탄소배출이 적고 교통체증으로 인한 피해도 줄이고 있다.
2018년 기준 ‘수송’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13.5%를 차지하며, 연평균 3.7%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로’는 수송 탄소배출량의 94.3%를 차지하며, 연평균 4.1%씩 증가하여 자동차와 도로 중심의 교통수송에서의 배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경안천 등 하천을 기반으로 보행과 자전거와 같은 비동력(non-motorized) 교통수단 이동로 확보 및 대중교통과의 연계, 경강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자동차 중심이 아닌 대중교통중심도시(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의 전환이 필요하다. BRT·트램 등의 체계적인 추진, DRT(수요응답형 교통수단) 활성화, MaaS(Mobility as a Service) 적용 등도 검토가 요구된다.
차량 공유서비스 등 교통수요 관리와 미래차(친환경차+자율주행) 확대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구축 등 자동차 운행 최적화,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혁신기술 기반의 교통수단 확대 등 광주시의 교통정책의 혁신과 첨단기술산업에 대한 적극 유치의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광주시 도시공간구조의 개선을 위해 경강선을 따라 역세권에 고밀도 복합개발을 유도하고, 경안천을 따라 광주에서 용인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대한 신도시계획을 통해 TOD와 탄소중립도시를 제안한다.
□ 기후위기에 대한 도시적 해법 : ③ 스마트도시
광주시 하천(경안천 등)도 집중호우 시 범람의 위험이 있다. 특히 오래 전부터 하천 주변은 주민들이 모여 살았던 고도심이 형성되어 있어 재난에 더 취약한 구조이다. 하천 주변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하고, 오래된 건축물과 도시기반시설은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개선이 필요하다. 적확한 공간정보를 기초하여 하천정비사업을 통한 하천 준설 및 정비, 도시재생 및 도시정비사업 등의 계획적인 도시보수·관리에 검토가 필요하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의 위험이 커지면서 스마트한 디지털기술에 대한 도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oT, 빅데이터, 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
하천 주변 구도심의 수해에 대한 기후재난 위험도 높아지면서 저지대의 노후 건축물에 대한 대책과 재난대응 도시기반시설(하천정비, 하수도정비, 저류조 등)의 확충으로 대비하고, 기후재난의 위험성을 파악하고, 효율적·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진단시스템과 공간정보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확대해서 탄소감축·흡수에 최적화된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현황정보를 제공하는 탄소공간지도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 목록형 온실가스 인벤토리에서 건물과 수송, 흡수원 부문의 탄소배출량이 공간지도로 고도화된다. 기능집약형 공간구조, 토지이용 고도화, 상업지역 주변 밀도 조정, 역세권 거점개발 등 토이지용 특성 변화에 따른 탄소배출 변화를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며,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탄소배출량과의 공간적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도 가능해진다. 탄소중립도시를 만드는 계획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경기도는 ‘RE100 플랫폼’ 구축을 통해 탄소배출, 탄소저장·흡수, 기후위기 대응 등 정밀한 탄소공간정보를 구축하여 지역주도의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계획과 실행을 위해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기존 숫자·언어 데이터에서 평면지도 데이터와 입체정보로, 기존 픽셀 단위 데이터에서 필지별, 건물별 데이터 구축된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데이터 기반 구축으로 장기적으로 디지털 트윈 및 스마트도시 기반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데이터 기반 스마트도시는 ① 생태자연도, 도시생태현황지도, 산사태위험도 등 기존 조사·평가의 고도화, ② 도로, 교량, 교통신호 등 교통시설 설치 및 관리, ③ 상·하수도, 도시가스, 전기, 통신 등 지하시설물 설치 및 관리, ④ 수해, 침수, 화재, 미세먼지 등 도시재난의 예측과 예방, ⑤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도시계획(도시미관 개선을 위한 도시경관계획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탄소공간정보를 활용한 에너지·환경부문과 도시부문의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통합관리가 요구된다.
또한 민관협력을 통한 데이터 활용 및 시민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 연구기관은 정밀자료를 통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민간기업은 자료·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 기후위기는 새로운 도시를 요구한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도시를 변화시킬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감축’과 함께 ‘적응’과 ‘정의로운 전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미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를 직시하고 변화를 시작했다. 이 변화는 기존의 산업과 도시에 큰 타격과 함께 새로운 산업과 도시의 탄생일 이끌 것이다. 변화하지 못하면, 우리의 경제와 도시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더 철저하게, 더 신속하게, 더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광주시가 기후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난개발 도시’에서 ‘탄소중립도시, 대중교통중심도시(TOD), 스마트도시’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