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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모모 Mar 23. 2020

웨딩홀부터 시작되는 호갱주의보, 그 불편함에 대하여

#09. 웨딩홀 TMI














































































웨딩산업도 똑같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 것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번거롭고 불편하며 비밀스러운걸까.

카페나 블로그의 웨딩 업체 리뷰 포스팅에는 비밀댓글로 견적을 공유해달라는 댓글이 우르르 달리기도 한다. 그만큼 정보가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게 퍼져있다. 이런 정보의 불균형은 불합리한 문화를 가져오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생각한다. 호갱주의보!!


사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대부분의 상품은 정찰제로, 상품의 소개와 함께 가격이 제시되어 있건만 내가 본 곳들만 그랬던 건지, 웨딩산업에서 정찰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상하게도 유독 웨딩업체들은 홈페이지로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가격은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업체에 별도로 연락을 해서 구매의사를 표시해야만 상품의 견적을 따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되었다.


나는 되도록이면 정찰제인 업체를 이용해서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했지만, 단순히 견적을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 업체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하고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견디는게 당연하게 되어있다는 게 참 불편하고도 의아했었다. 특히나 웨딩홀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각종 카페나 커뮤니티를 통해 듣게 된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었는데, 같은 웨딩홀에 여러 루트로 견적을 내더라도 처음 받은 견적이 바뀌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직접 여러 루트로 해 보지 않아서 사실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몹시 부당하다고 느껴진다.


당장 몇 천원짜리 생필품을 사더라도 최저가를 검색해서 구매하는 게 습관화되어 있는 소비자가 대부분일텐데, 하물며 몇 백, 몇 천만원은 가볍게 들어가는 웨딩홀은 가격 비교자체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곳은 워크인이 더 저렴하고, 어떤 곳은 업체가 더 저렴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게 당연한 소비자의 심리인데 그런 방법 자체를 막아놓았다는 게 결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을 이용한 웨딩산업의 횡포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쓰다보니 굉장히 시사고발 같아졌지만, 가볍게 결혼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불편한 마음을 말하고 싶었다. 점점 혼인율이 줄어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기도 하고, 허례허식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결혼식을 올리려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웨딩산업도 이런 불편함들이 시간을 두어서라도 점차 나아지기를 바라본다. 그래서 예비 부부가 호갱이 될 걱정을 덜 수 있는, 합리적인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본다.


*p.s: 우리를 측은하게 여겨서 이것저것 강의 수준으로 알려주신 실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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