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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모모 May 25. 2020

나는 어떻게 결혼할 결심을 했나

#18. 결혼할 마음이 들기까지



























































































































































어떻게 결혼할 결심을 했어요?


결혼 전엔 몹시도 궁금했던 질문이다.


도대체가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할 결심을 하는 것인지..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느껴서?

이 사람이다!! 싶은 강렬한 어떤 느낌에 사로잡혀서?

그냥 나이가 됐고 마침 옆에 마땅한 사람이 있어서?


사람마다 대답은 제각각이지만, 

나는 그런 강렬한 느낌도, 그냥 어쩌다보니 옆에 짝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나는 학벌이 좋거나 능력이 좋은 사람도 아니고,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도 아니고, 

인품이 훌륭하거나 성격이 좋은 사람도 아닌데

말랑이는 그런 나의 옆에서 오랜 시간을 한결 같이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다.


또, 그동안 나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었고 

덕분에 나는 많이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정도로도 훌륭한 남편감인데, 

나는 그럼에도 미디어의 세뇌를 당한 탓인지

나를 사로잡는 어떤 강렬한 느낌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주저하는 마음이 들었다.


말랑이가 어떤 확신을 더 줬으면 좋겠다는 어린 생각도 들었다.


이 사람이면 평생 믿고 갈 수 있겠다는 강렬한 확신을

왜 받지 못한 것일까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던 차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말랑이는 내게 확신을 가졌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결혼에 확신이 필요하다면,
왜 상대방에게 받기만을 원하고 내가 줄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상대방도 나만큼이나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이고, 

똑같이 어떤 확신이 필요할텐데..

돌이켜보니 내가 짝꿍에게 나도 든든한 짝꿍감이라는 걸

보여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도 사랑, 배려, 이해, 믿음 같은 것들을 함께 채워나가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괜찮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그렇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고, 

결혼을 결심한 이상 앞으로도 열심히 함께 채워나갈 수 있는 좋은 짝꿍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다!


잘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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