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열띤 토론 내용을 정리하다.
오늘 이 글은 한 번 정리해야지 생각했던 내용입니다.
더 이상 미루면 정리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 같아서 잠들기 전에 큰 맘을 먹고 정리하려 합니다.
오늘 퇴근 후 아내와 나란히 책상에 앉아 각자의 책을 읽다가 잠깐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야기의 주제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와 관련된 두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넷 새대에 대한 부모의 근심과 걱정'이란 주제로 올린 글입니다.
오늘 아내와의 토론은 언제나 즐거운 시간입니다.
왜냐면 다른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먼저 내 생각과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나와 다른 시각에서의 의견을 제시해 주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내가 말하는 분야가 아내에겐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관점에서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평소 '지식'에 대해서는 나만의 확고한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만의 개똥철학을 말하기 전에 먼저 '지식'의 사전적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네이버 지식사전의 내용을 간단하게 옮겨 보았습니다.
광의로는 사물에 관한 개개의 단편적인 실제적(實際的) ·경험적 인식을 뜻하고, 엄밀한 뜻으로는 원리적 ·통일적으로 조직되어 객관적 타당성을 요구할 수 있는 판단의 체계를 말한다.
좀 어렵습니다. 제가 무지하기 때문이겠죠?
제가 해석하는 내용은 '실제적 인식과 경험적 인식'이 지식이라는 부분입니다. 곧 나의 실질적 경험을 통한 인식(깨닫게 되는 것)과 또는 간접적 경험을 통한 인식이 지식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식'이 많다는 사람은 직접 몸으로 많은 체험을 통해 인식하게 되는 것인데 사람이 모든 것을 직접 체험을 통해 얻기가 어려움으로 책을 통해 간접적 경험을 통해 인식하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릴 때에는 제가 가보지 못한 서울이나 외국을 다녀온 친구가 그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낼 때는 그 친구가 참 똑똑해 보였고, 책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친구가 참 잘난 놈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에는 직접 무언가를 체험할 수 있는 여건과 형편이 되지 못했고 책을 읽는 것보다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TV나 라디오에 빠져 있는 시간들이 많아서 지식을 쌓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시 읽어봐도 제 설명이 쉽지가 않습니다.
아내랑 편하게 얘기한 내용을 그대로 글로 옮겨 봅니다. 아무래도 이게 더 쉬울 것 같네요.
'지식'이란 누군가가 무엇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것...
곧 많이 알고 많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당시에는 직접 경험을 통해 아는 게 없을 경우 책 아닌 다른 것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지식을 얻는 방법이었다. 때문에 우리의 부모들은 책을 읽어라 공부해라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왜? 그것이 지식인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랜 학습과 교육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우리의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사용한다.
이제 9살인 둘째 녀석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가끔 놀란다.
내가 어릴 적 그 나이 때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지식수준이 훨씬 더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요즘 아이들이 더 똑똑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 집 전화번호와 겨우 할머니, 외할머니 전화번호 정도를 겨우 암기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고향집과 친지 전화번호와 어릴 적 친구들의 고향집 전화번호를 대부분 기억한다.
아마 나뿐 아니라 나와 비슷한 연령대는 다 그럴 것이다.
그 시절에는 전화기에 메모리라는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암기를 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기술로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었고 또한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 하드디스크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하드디스크의 용량은 겨우 30~40MB 정도였고 하드디스크 하나의 가격은 지금 10TB 하드디스크보다 더 비쌋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이 말하는 바는 당시에는 기술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다른 매체에 정보를 보관하는 것보다 사람의 두뇌에 많은 것을 담아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기준이 뇌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사람이었다. 요즘도 동일한 기준으로 지식의 많고 적음을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요즘은 네이버 지식인이 지식인이다.
소위 앞서 말했던 내가 무언가를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 지식인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온다면 네이버 지식인에서 검색해서 대답을 해 주거나 아니면 직접 검색해 보라고 권한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서 굳이 내 머릿속에 무겁게 많은 것을 담고 다니지 않더라도 모르거나 궁금한 것을 바로 찾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풍요 속 빈곤'이라는 말까지 접하는 세상이다.
오늘날 지식인은 어떠한 사람일까?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을 잘 찾아낼 수 있는 능력(검색, 데이터 마이닝을 잘 하는 사람)
기존에 있는 것들에서 특징들을 잘 뽑아내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뛰어난 이는 스티브 잡스였다)
지금 내가 읽는 책에 이런 문구가 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지고 사용이 편리해지면서 인간의 메모리 사용법과 연산 능력이 바뀌고 있다. 굳이 세부적인 정보와 내용을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메타 정보(연결된 사이트 명, 검색 키워드, 찾아가는 경로)만을 이용하여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보를 가치화하고 있다. 이런 것을 경험한 세대와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의 차이는 분명하다.
아내는 자신이 읽고 있는 책 '부모라는 유대인처럼'을 통해 유대인이 영상교육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측면을 강조해서 설명했다. 책을 통한 교육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나 역시 책이 좋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예전에 우리가 책을 읽는 방법은 집중해서 읽는 방법.. 깊이 있게 읽는 방법을 권했다. 왜 그래야 책의 내용이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요즘도 그래야 할까? 나는 오히려 '다독'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읽어야 한다. 대신 책을 읽고 어떠한 형태로든 그 책의 내용을 정리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관련된 정보가 필요하다면 내가 그 내용은 어떤 책에서 읽었던 것 같아 그리고 부족한 내용은 검색을 통해서 보완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이라는 간접 경험을 통한 인식뿐 아니라 직접 경험은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때문에 교실에서 배우는 학습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싼 돈을 들이면서 과외를 시키는 것보다 가능하면 자주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고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교실에서 가르치는 지식들은 얼마든지 필요에 따라 더 좋은 교육 내용을 필요할 때 찾아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서의 다양한 체험을 어른이 되어서 갖지 못하는 상상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면 단순한 정보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창조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훨씬 더 유익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한탄하지 말고 좋은 부모가 되자고 다짐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새벽 1시가 넘어가니 글이 갈팡질팡이 되는 것 같다.
내일 정리해서 글을 발행한다면 아마 내일 발행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부족하더라도 이 상태로 발행을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