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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경상 Jan 12. 2017

오늘만큼은 식구랍니다.

평일 저녁 다 함께 모여 밥을 함께 먹는 즐거운 시간

뭐 이런 내용을 글을 작성하고 있을까요?

참 별 것 아닌데...

저에게는 별 것 아닌 것이 별 것이 되어 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삶을 살아가는 이가 저 혼자는 아니겠지요?

많은 직장인들이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식구(食口)'란 말을 좋아합니다.

먹을(밥) 食에 입 口...


말 그대로 한 집에 살면서 밥을 같이 먹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합니다.

어쩌면 가족보다는 더 확대된 개념으로 볼 수도 있는데 

요즘은 식구나 가족이나 거의 같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학교일을 접고 완전히 회사로 복직하고 나서는 

평일 저녁을 가족과 먹은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아내가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중학생 정도가 되고 나면

내가 함께 저녁을 먹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금 내 의지만 있다면 함께 먹을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상하게 2017년 새해에는 딱히 정신없이 시작한 것 같지도 않은데

늘 했던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정리하는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고 작년에 계획했던 실행 계획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뭐 작년 계획이 그리 나쁜 계획도 아니었고 또 실행으로 옮겨 실천한 것도 많으니...

계획이란 게 매년 새로울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둘째 녀석이 요즘 부쩍 문자를 많이 보내옵니다.

'아빠 보고 싶어 언제와' 

'아빠 같이 저녁 먹고 싶은데 왜 아빠는 집에서 저녁을 안 먹어'

'아빠 언제 오는 거야 ㅠㅠ 보고 싶어 빨리 와줘'


이런 문자를 받으면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해집니다.

그리고 아내가 하는 말이 가슴을 콕 찌릅니다.

그래서 올해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들과 저녁을 먹어 보자'는 작은 실천 계획을 하나 추가합니다.

이 계획도 꼬박꼬박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식단은 아내가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 주었네요.

혈압이 높은 나를 걱정해서 육류는 다 빼고 푸성귀로 푸짐한 식사를 준비했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추쌈도 있네요.



함께 밥을 먹으면 좋은 것은 밥을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겁니다.

녀석들 이제 겨우 초등 3학년 그리고 2학년인데 밥 먹고 나면 

지네 방으로 들어가서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하려 합니다. 

큰 녀석은 주말에 할머니 댁에 다녀오자고 하면 엄마 아빠만 다녀오세요라는 말도 합니다.

그럴 때면 서운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일부러 아이들 눈높이에서 말을 들으려 했습니다.

평소 학교 얘기를 잘 안 하는 큰 아들 녀석인데 오늘은 학교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냅니다.

제가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고 반응을 보였더니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내가 웬일이냐며 놀라 하네요.

그런 아내의 말에 제가 더 놀랬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내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말인가?



있는 그대로 되돌아보면 그렇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아마도 새해 처음으로 읽었던 책인 '오리지널스'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은 것 같습니다.

책은 사람을 지혜롭게도 풍족하게도 여유롭게도 하는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hj1003/79


아이들이 아니라 나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서라도 이 약속은 꼭 지켜 나가려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큰 아이와 함께 놀았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윷놀이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요즘 윷놀이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할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말을 잘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한 아빠라는 것을 게임이 끝나고 알았습니다.

3번을 했는데 3번 모두 이겨 버렸네요.

녀석 모두 지고도 웃는 것을 보니 많이 대견해진 것 같네요.

예전에는 게임에서 지면 울기도 했었는데...


9시가 넘어서 아이들 잠자리에 보내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책을 읽으려 하다가 잠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글로 생각을 정리합니다.


아직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올해 확정된 실행 계획 몇 가지를 적어 봅니다.


1. 책 52권 읽기
2. 인문학 도전하기
3. 평일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 만들기 - 주 1회
4. 팀원들과 '변화와 혁신'이란 주제로 토론하기 - 월 2회
5. 팀원들과 '변화와 혁신'이란 주제로 독서토론 하기
6. 월 1회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 갖기
7. SW 교육봉사단 활동 참여하기 - 코딩 에듀와 연계
8. 사천시 SNS 기자단 2기 활동  - 주 1회 이상 SNS에 글 게재, 월 1회 이상 블로그에 글 게재
9. 브런치에 300회 글 포스팅하기...


아~~

여유를 가지니 좋네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이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대한민국의 모든 가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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