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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Oct 09. 2021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달기 전 생각해 보세요

과연 수익을 올리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일까

한국에서 가장 큰 블로그 플랫폼이 네이버이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한다. 그중에는 굉장히 오래 한 사람도 있다. 특별히 대단하게 유명해지거나 성과를 내지 않았더라도, 그저 꾸준히 오래오래 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를 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애드포스트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블로그에 글을 열심히 쓰고, 내 블로그 아래쪽에 광고가 들어가고, 그 광고를 클릭한 사람에 따라서 내가 그 광고수익을 배분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 제안인가? 취미로 한 것이 경제활동이 된다는 달콤한 제안은 거부하기 힘들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에 애드포스트를 달고 있다. 나도 몇 년째 애드포스트를 달고 있고, 수익이 생기는 것을 보고 있다. 물론 그 수익이 큰 것은 아니긴 해도 말이다.



애드포스트는 나름 선정기준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옛날에 블로그를 하던 다른 사람이 남긴 후기 중에는 애드포스트를 신청했는데 반려 되었다는 것도 있었다. 그 사람은 몇 번에 걸쳐 재도전을 하면서 애드포스트를 신청해 통과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를 하면서 동시에 부수입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그런데 과연 애드포스트를 신청하고 블로그에 광고를 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만약 오랫동안 블로그를 해 오던 사람이 애드포스트를 달기로 결정한다면 여태까지 쓰던 것과 앞으로 쓰는 글에는 그 어떤 차이도 없을까? 애드포스트를 단다는 것은 그저 부수입으로 끝나는 것일까?



네이버 블로그를 오래 하고,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달고 난 뒤 계속해서 글을 쓰면서 느꼈던 변화들이 있다. 취미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신청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글을 써 보기로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 신청한 애드포스트는, 비록 작고 귀엽긴 하지만 조금씩 수익을 주고 있다



1. 광고를 의식하게 된다



나는 옛날에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내 생각을 정리하거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 옛날부터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네이버 블로그에 상업적인 요구사항이 없는 개인적인 생각을 쓰게 되면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어서 적었고 주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적었다.



그런데 애드포스트를 시작하고 나서 나는 이전이라면 적지 않을 다양한 생활 후기들까지 적게 되었다. 특정 음식점이나 제품을 이용하고 후기를 적을 때 광고의 의미를 가지고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좋은 것은 왜 좋고 나쁜 것은 왜 나빴는지를 솔직하게 적었다. 어찌 보면 사소하다 싶을 수 있는 생활 후기도 블로그에 정리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애드포스트를 하기 전이라면 이런 것까지는 적지 않았겠구나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저 순수하게 취미로 좋아서 하는 것과, 그 취미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적인 경제 성과를 생각하면서 취미를 하는 것은 다르다. 물론 이전과 똑같은 생각으로 계속해서 블로그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는 취미생활이 내 주머니에 작게나마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면 취미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결국 신경쓰지 않으려 해도, 블로그에 들어가는 작은 칸의 광고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의식하고 쓰는 글과 의식하지 않고 쓰는 글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게시글 아래 들어가는 애드포스트 공간은,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2.블로그가 상업적으로 변할 때 생기는 일



애드포스트의 영향은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블로그에 함께 올라갈 광고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적으로 금전과 연결되는 경제 활동과 무관했던 블로그가, 더이상 그렇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나는 애드포스트를 시작하고 나서, 내 블로그가 가지는 개인의 특별함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내 블로그는 광고 외주 받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블로그와는 다르다고, 중요한 점은 그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희미해진 것이다.



그것을 고지했건 고지하지 않았건, 콘텐츠 작성에 앞서 금전적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작성하는 일이나 외부로부터 받은 컨텐츠를 돈 받고 올리기만 해 주는 일들. 아니면 이익 추구 단체가 홍보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작성하는 글들.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어떤 글을 어떤 이유로 작성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작성한 사람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래도 블로그에 그런 글은 안 쓰고 싶다 생각했고 그것을 끝까지 지켰다.



하지만 애드포스트를 달기 시작한 이후로 내 블로그는 상업적인 것과 완전히 거리를 둔 것은 아니게 되었다. 물론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쓸 때 그 글이 만들어 줄 수익만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대부분의 소재는 내가 글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내가 쓴 글에 광고 구역이 삽입될 것이고 나는 그것에 동의했다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넓게 볼 때 나는 내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던 것과 구분지을 수 있는 선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한번 상업적인 선을 넘은 블로그가 선을 더 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차피 애드포스트 달고 취미로 돈 번다고 생각하고 나면, 무료로 음식 받고 지정된 방식으로 후기 적어 주는 체험단 광고도 어렵지 않다. 어차피 지정된 방식으로 후기 적는 건데, 그냥 후기 전달받아서 돈 받고 후기만 올려주는 뒷광고도 어렵지 않다. 그러고 나면 아예 블로그 통째로 돈 받고 빌려주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한 발자국이 어려울 뿐이지, 여러 발자국은 어렵지 않다. 조금이라도 상업적으로 변한 블로그는 아예 상업적으로 변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다.  



매일같이 날아드는 광고 문의. 내가 애드포스트를 달기로 한 결정이, 이런 광고를 받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나는 네이버 블로그를 하면서 애드포스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내 최초이자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의 상업적인 무언가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게 내가 맨 처음 글 쓰는 것과 기록하는 것이 좋아서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를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애드포스트를 시작한다면 블로그는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돈 문제는 민감한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돈 문제가 연결되어 있는 것과 아예 상관이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비록 그것이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나 또한 애드포스트를 시작하고 나서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이 조금은 달라졌다고 느낀다. 가끔은 애드포스트 이전이라면 이런 글까진 작성하지 않았을텐데, 하고 생각하긴 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맨 처음 블로그를 했던 이유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내가 꼭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지키고 싶다. 블로그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5년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 왜 블로그를 하는지 생각하고 그 이유를 지키려 한다



누군가는 블로그로 쉽게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애드포스트를 달아 볼까 하고 생각할 수 있고 나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블로그를 만들고 어떤 목적으로 쓰던 간에 그건 온전히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며, 현실적으로 본다면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다만 변하지 않을 중요한 것은, 자신이 왜 블로그를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 목적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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