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팝업스토어를 하는데

브랜드를 관람시키는 것과 참여하게 하는 것

나는 크게 관심 있는 편은 아니지만, 내 친구는 팝업스토어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인터넷에 팝업스토어 정리를 해 둔 것을 보고 어떤 팝업이 열렸는지 관심있게 보고 찾아가기도 한다.

친구는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주는 무료 경품이나 증정품 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고, 원체 직접 뭔가를 해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그래서 같이 팝업스토어에 가서 이런저런 구경을 해 볼 때도 있는데, 나도 안 가 본 곳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니 무언가 하나라도 배워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것들을 둘러보곤 했다.

보통 음식 브랜드나 화장품 브랜드 들의 팝업 스토어 같은 경우 인기가 아주 많은 것들도 있어서 꽤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들도 있었다. 건물의 큰 공간을 통째로 임대해서 복잡한 내부 공사와 현장 인원들을 이용하면서까지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들 그렇게 돈이 많은가? 싶었다. 내가 처음 가 보고 경험한 팝업스토어에서도 그런 생각은 비슷해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경험하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어갈 듯 보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흔히 브랜드를 홍보할 때 이용하던 기존 방식과 팝업스토어를 비교해 본다면 이전과 명백히 다른 것 한가지가 존재했는데, 그건 방문자들이 그 브랜드의 의도대로 꾸며진 공간에 참여해서 직접 둘러본다는 것이었다.

기존 브랜드 홍보를 위해서 인터넷이나 실물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거나, 특정 홍보대사 이용하곤 했었다. 결국엔 홍보의 목표이자 향후 브랜드를 이용했으면 하는 고객들은, 홍보를 보는 입장이었다. 단순히 홍보를 보기만 하는 것은 그다지 흥미가 없을 것이지만, 브랜드의 의도대로 꾸며진 공간을 통해 브랜드에 대해 더 알 수 있다면 좀 더 효과적일 것이었다.

가정용 간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브랜드 홍보를 하고 싶다고 할 때, 짧은 광고영상을 찍어 방송사에 송출하거나 연예인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것이 기존에 이용하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면, 간장 제조 설비나 환경 등을 꾸며놓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간장을 이용한 요리를 조금씩 준비해 제공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이 팝업스토어 라는 방식은 최근 들어서 직접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에게 더 잘 맞는다. 전시회나 사진전 등 직접 현장에 방문해서 둘러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팝업스토어를 브랜드 홍보가 아니라 새로운 전시 관람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 팝업스토어를 돌아보고 나서야 왜 팝업스토어를 하는지 알게 된 것 이외에도 배운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세상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팝업스토어를 가서 느낀 두번째 것이었다.

팝업스토어에 직접 가 보니, 왜 여는지 알 것 같았다. 2023 10, 서울 을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