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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Apr 15. 2024

비행기를 탈 때는 날개 위치를 잘 보세요

7년만의 오사카, 동생과 또다시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동생과의 해외여행 시간.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항공권과 숙소까지 모두 취소하고, 일정을 취소하게 되어 미안한 기색도 없이 바로 1주일 뒤에 일본여행을 가자고 하는 동생을 보니 한마디 하고 싶은 생각이 목 위로 올라왔지만 나는 여태껏 그래왔듯이 잘 참았다. 다만 예정대로 가족여행으로 제주도를 갔다 왔다가 주말 일정을 마친 후 월요일에 출국해야 했는데, 꽤 바쁜 일정이었다.




좌우지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까지 문제없이 마친 뒤 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와 기내 가방까지 끌면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붙이다 보니 항상 있는 글이 보인다. 김치는 붙이는 가방에 넣으라는 말이 나는 볼때마다 재미있다. 수화물을 붙이고 안으로 들어가니 변함없이 활기찬 분위기의 공항이 있다. 곧 있으면 출국하는 사람들이 한가득이라 그런지 공항의 분위기는 항상 활력으로 넘치는 것 같다.




동생을 만나고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탔는데, 나는 항상 비행기에서 밖을 구경하면서 가기에 이번에도 신경써서 자리를 예약했다. 나는 돈을 더 내고서라도 밖이 보이는 창가 자리를 끊는데, 아래와 함께 날개가 보이는 앞뒤 자리를 좋아한다. 공항에서의 날씨가 아주 좋아서 밖을 구경할 생각에 기대가 한껏 올라왔는데, 이게 웬걸,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니 날개 바로 위다. 창 바로 아래에 거대한 비행기 날개가 있어 거진 절반정도의 창 풍경이 가려져 있다.




분명히 예약할 때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된걸까. 좋은 날씨 아래 창 밖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래쪽 절반 가까이 가리는 비행기 날개 뿐이라니. 날개를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면 장점일까.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비행기가 생각보다 커서 날개도 큰 것 아닐까 싶었다. 다음부터는 자리를 더 조심해서 선택해야겠다 생각한다.




나는 이상하게도 김치를 붙이는 가방에 넣으라는 말이 재미있다




공들여 선택한 자리였지만 비행기가 창문을 절반 가까이 가려 아쉬웠다




사진으로는 맑아 보이지 않지만, 오사카에 도착할 때 즈음의 날씨가 아주 좋았다




일본 오사카에 도착할 즈음이 되니, 창 밖으로 보이는 날씨가 괜찮았다. 비행기 안이라 그런지 하늘이 쨍 하게 파랗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항상 하는 걱정인 날씨 걱정은 덜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일기 예보는 일본에 있을 때 날씨가 비교적 좋다고 되어 있었는데, 도착한 날과 다음날이 가장 좋다고 되어 있었다.




바깥 구경을 할 때는 날씨가 좋기를 바라며, 착륙한 비행기에서 빠져나가 입국 게이트로 가 줄을 섰다. 항상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는 인터넷 신호가 약해지는 것 같아, 긴 줄에서 허약한 인터넷 신호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본다. 지난번 동생과 후쿠오카 갔을 때는 입국 줄을 빠져나가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아 긴장했지만, 그래도 나름 무난하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오사카 공항에서 철도를 타기 위해 바로 앞의 역으로 가는데, 기념품 가게와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러고 보니 동생과 오사카에 온 것은 7년만이었다. 동생이 종종 짖궂은 선물처럼 7년 전 그때 찍힌 사진을 보내는데 그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나 싶었다. 그때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지역 노선으로 오사카 역에 가려고 몇 번의 환승을 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마음 편하게 직통 열차를 타기로 한다.




하지만 직통 열차를 타기로 한 것은 좋은데, 가까운 곳에 이름이 다른 역 3개를 연달아 놓는 철도의 나라 답게 복잡한 노선 설명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노선권은 뭐고 지정권은 뭐지. 자리 예약만 하고 표를 끊으려다가 개찰구에서 붉은 빛이 들어오자 알게 된다. 직통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그 노선을 이용하는 기본 표가 있어야 하고, 직통 열차 안의 자리를 지정하는 표가 추가로 있어야 한다. 나와 동생은 자리 지정 표만 끊은 상태라, 다시 돌아가서 기본 표를 끊었다.




열차는 조금 기다려야 도착해서, 자판기 구경을 하면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 먹었다. 동생은 탄산음료를 먹고 나는 포도 그림이 있는 포도주스를 사 먹었다. 한국에 있는 유명한 슈퍼 포도젤리를 녹인 맛인데, 신기할 정도로 딱 그 맛이다.




동생이 타자고 해서 탄 직통 열차는 내 생각에는 좀 비싼 편이었지만, 타 보니 공간도 넓고 더 쾌적한 느낌이었다. 돈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직통열차를 타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구름 없는 깔끔한 하늘의 날씨를 구경하며, 7년만에 다시 동생과 오사카로 향했다.




일본에 갈 때마다 볼 수 있는 기묘한 안내 문구들




오사카 공항에서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직통 열차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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