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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Aug 04. 2024

사장님 이런 문 만드실 수 있어요?

본격적인 내부 공사의 시작

바닥 공사를 마치고 나서, 본격적인 내부 공간 배분을 시작할 차례였다. 내부 공간에 가벽을 두 개 세워서 공간을 셋으로 나누고, 한쪽은 창고로 이용할 예정이었다. 가벽 공사 이후에 내가 생각한 취향의 인테리어를 할 수 있으니, 가벽 공사도 아주 중요한 과정이었다.




내가 특히 공들이고 싶었던 것은, 가벽의 중간에 있는 중문이었다. 주 출입구를 열고 들어오면 있는 복도 공간과 내부 공간을 구분하는 중문은, 잠금장치가 없이 밀고 당기는 것만으로 열 수 있게 할 생각이었다. 중문을 달지 않고 그 부분을 둥글게 마감하여 커튼을 달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꼭 중문을 하고 싶었다.




일단 중문을 통해 본격적으로 꾸민 공간에 진입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커튼이나 다른 것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지만,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중문을 꼭 설치하고 싶었다.




중문을 통해 화장실이 있는 복도와 내부 공간을 분리하고 싶기도 했는데, 화장실과 복도의 소음이 내부 공간으로 전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방음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또한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는 것을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볼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




중문을 달면서 내가 생각한 문의 디자인이 있었는데, 앤틱한 느낌이 나는 컬러에 위쪽은 유리가 달려 있어 안이 보이는 구조였다. 이 중문에 내가 마음에 드는 문 손잡이를 달고, 유리에는 로고 스티커를 붙이려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는데,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형태의 문을 제조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평소에 잘 봐 뒀던 가게에 가서 사장님 문 어디서 하셨어요 하고 물어보니, 아 이건 제가 아는 목수분에게 요청해서 받은거라 구매가 힘드실거에요, 라는 대답을 들어서 쉽지 않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통해 괜찮은 곳을 찾았지만, 정작 문을 달아 줘야 하는 가벽 공사 업체에서 외부 문을 달면 나중에 AS 문제에서 좀 까다롭다고 했다. 좀 아쉽긴 했지만, 내가 준비한 사진을 본 가벽 시공 업체에서 이정도면 충분히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가벽 업체와 진행하기로 했다. 실제로 내가 원하는 이미지와 비슷한 문이 만들어 질 지, 컬러도 비슷하게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중문을 만들 수 있었다.




중문 공사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나중에 가벽에 조명을 달 수 있게 위에서 내려둔 전기선과 CCTV 카메라 선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 그리고 안쪽에 냉장고를 미리 넣어 두어야 하기에 가벽 공사 시작 전 냉장고를 수령해서 자리를 잡아 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냉장고는 문제 없이 도착해서, 가벽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가벽 공사는 2일 ~ 3일 정도 진행했는데, 가벽 공사 이후에 이제 본격적인 인테리어 구성과 가전과 집기 배치를 해야 했기에 가벽 공사 끝나기 전까지 모든 세부사항을 결정한 상태여야만 했다.




다행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이 모두 잘 지켜진 상태로 가벽 공사가 모두 끝나서, 문제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제 셀프 인테리어를 할 차례였다. 모든 걸 내손으로 다 하는 진정한 의미의 셀프로.




가벽 공사까지 마치니 내가 생각한 그런 공간의 모습이 점점 나왔다. 2023 11, 서울 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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