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현준 Aug 20. 2024

크게 꾸밀 것과 작게 꾸밀 것

공간의 컨셉을 정하기, 그리고 해야 할 것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로 내부 공간을 꾸미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던 것은 약간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또 클래식 하고 앤틱 하기도 한, 서양 스타일의 내부 분위기였다. 베이킹과 잘 맞는 분위기 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부 공간을 꾸미는 계획을 짜기 몇 달 전부터, 카페나 음식점을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를 보면 사진을 찍어 두었다. 물론 내가 마음에 들어 하면서 사진을 찍은 모든 것을 참고할 수는 없었지만, 그중에 이런 것은 꼭 진행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었다. 




맨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거친 느낌이 나는 시멘트 재질의 벽으로 데코를 하고 이 위에 페인트로 패턴을 만드는 것이었다. 원래는 이것을 시멘트 데코 라는 특별한 형태의 페인트로 만들려 했다. 페인트 이지만 벽에다 바르면 마치 시멘트 벽 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해서 내가 생각한 것과 이미지가 맞았다. 그 다음에 패턴 롤러로 패턴을 페인트로 찍으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만약 벽에다가 시멘트 데코를 하게 되면 벽이 울퉁불퉁 하니 벽에다가 데코를 해도 깔끔하지 않을 듯 했다. 벽이 평평해야 패턴이 깔끔하게 잘 찍힐 텐데, 시멘트 데코의 입자가 아주 작다고는 해도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벽을 할 수 없다면 천장이라도 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시멘트 데코의 작은 입자가 천장에 있다면 나중에 부스러기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내부에서 베이킹을 하는 공간이다 보니 작업대 위에 뭔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내 마음에 들었던 시멘트 데코는 벽에다가 하긴 애매하고, 천장에다가 하려 하니 내부 공간에 떨어질 지도 모르는 부스러기가 신경쓰이고, 아무리 깔끔하다 해도 벽은 벽지 천장은 시멘트 데코 이렇게 되면 디자인이 통일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시멘트 데코는 포기하고, 벽과 천장을 꾸미는 것은 페인트 대신 도배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도배는 내 마음에 드는 벽지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이때 멋모르고 도배를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여러 가지 벽지를 찾아보며 어떤 것을 고를지 생각해 보았는데, 특히 요새는 직접 도배를 할 수 있도록 벽지에 풀을 발라서 나오는 제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풀 바른 벽지로 구매 가능한 벽지들 중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여러 가지 찾아서, 샘플을 받아서 실제로 어떤 것을 쓸 지 결정하였다. 벽지 중에서도 시멘트 벽 같은 질감을 주는 것이 있어 천장에 이용하기로 하고, 벽에다가 이용할 다양한 패턴의 벽지 샘플을 받았다. 




벽에는 벽지 외에도 다른 데코도 하려 했는데, 카페 같은 곳들을 가면 나무 판자가 일렬로 쭉 붙어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 템바 보드 시공이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독특한 분위기를 줄 수 있는 내 생각에 딱 맞는 것이었다. 일전에 가 보았던 카페에서도 분위기가 좋아서 한다면 이걸 하면 좋겠다,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템바 보드 견적을 알아보다 보니 웨인스 코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웨인스 코팅은 벽을 마무리 한 다음 몰딩을 붙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주는 시공이었다. 내가 원하던 것은 템바 보드 시공이었지만 웨인스 코팅도 괜찮아 보여서 차선책으로 고려해도 되겠다 싶었다. 




다만 항상 예산을 고려해야 하기에,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쓸 수 있을까 계속해서 알아보았다. 템바 보드도 웨인스 코팅도 단가가 낮은 편은 아니니었기에, 어떤 것이 나을까 생각해 보던 도중 셀프로 템바 보드 시공을 하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단가는 직접 하는 것인 만큼 비교할 수 없이 저렴했다. 




템바 보드는 벽지처럼 길게 늘어진 롤 형태로 구매할 수 있었고, 벽에 따라서 쭉 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템바 보드는 제품을 구매해서 직접 셀프로 붙이기로 했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마음에 드는 템바 보드의 디자인을 찾을 수 있어서, 템바 보드 샘플도 받아 벽지와 함께 비교해 보며 원하는 것을 최종 결정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꽃 패턴의 벽지와 템바 보드까지 붙이는, 셀프 인테리어 계획을 잡았다. 두 가지를 하고 나면, 세부적인 부분은 나중에 천천히 맞춰가며 진행해도 될 것 같았다. 장식물을 걸기 전에 벽지를 붙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법이니까. 




공간 내부의 큰 데코들을 직접 하기로 결정했다. 2023 11, 서울 종묘 


작가의 이전글 필요 없는데 필요한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