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른 주식은 일전에 사지 못했던 걸까
누구나 저축을 하지만 저축한 돈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르다. 어디에 자신의 소중한 돈을 투자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텐데, 현실적으로 해 볼 만한 투자는 주식 거래가 가장 무난한 선택지인듯 보인다. 가상화폐의 미친 듯한 변동성보다는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소액으로도 쉽게 해볼만 해 보이니까.
그래서인지 요즘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만 해도 주식 하면 돈 날린다는 이미지에 투자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간에 투자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가만히 돈만 모아서는, 가만히 굶어 죽게 된다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 아닐까.
그런데 짬짬이 주식 어플의 목록들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한달 전에 비해서 몇십 퍼센트는 우습고 두 배로 뛰어버린 주식들도 있다. 그런 종목들이 평소에 잘 지켜보던 종목인 경우, 아 그때 그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 생각하곤 한다. 그걸 샀으면 얼마를 벌었을텐데, 노트북도 새로 사고 카메라도 새로 사고 사고 싶었던 주방용품과 접시도 새로 샀을텐데, 하는 것이다.
왜 그때 그 주식을 사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는 걸까? 나는 과거로 돌아가도 그 주식을 살 수 있었을까?
사람들은 주식을 살 때 다양한 판단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합리적인 판단일 수도 있고, 합리적이지 않은 판단일 수도 있다. 차트를 세밀하게 보고 뉴스를 열심히 보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어 이게 괜찮아 보이네 하고 사는 경우도 있다. 공통점은 나름의 판단을 거치고 그 결과로 자신이 결정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를지 오르지 않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의 결정은, 올랐거나 오르지 않았다는 둘 중의 한 결과로 나타난다. 이때 만약 주식이 올랐다면, 묘하게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올라갔을 주식을 샀을 거라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며 주식을 살 순 없기에, 결국 그때 당시 내린 최적의 선택이 불러올 알 수 없는 결론 뿐이다.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더 좋은 선택을 할 거라고 믿는 것은, 그 결정에 자신의 판단과 결론이 깊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인 선택이었던 것인가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내린 결론이기에 돌아가면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미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를 알게 된 시점에서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아주 다양한 사례 중 하나이다. 점심에 라면과 우동 둘 중에 하나를 골랐는데 나머지 하나가 정말 맛이 없었다면, 그때 자신이 최적의 선택이나 판단을 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느끼는 것처럼.
반면 판단과 결론에 좀 더 거리가 있는 무작위성이 있는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는 일이 적다. 복권을 살 경우에는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다면 당첨이 되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일이 적다. 복권의 구매와 주식의 매수는 다른 차원의 선택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때 샀으면 인생 역전했을 텐데 하면서 아쉬워 하는 경우는 많아도, 그때 샀으면 인생 나락 갔을텐데 생각하면서 다행이라고 여기는 경우는 없다. 무릇 사람이란 놓친 고기는 정말 아쉬워 해도, 가까스로 피한 위험은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결국 자신이 그 주식을 사지 않은 것은 그때 그 당시의 합리적 선택으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을 아쉬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자신이 합리적인 이성으로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음이 아니라, 지나간 일을 아쉬워 하는 단순한 것이다.
나는 주식이란 그 어떤 것에 앞서서 결국 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결국 주식으로 인해 아쉬워 하는 본질은 비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큰 의미를 느낀다.
결국 주식 매매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인 것이고, 그로 인해 아쉬움을 느낄 때 그것을 회복하는 것 또한 인간의 마음인 것이다. 살다 보면 이득을 볼 때도 있고 손해도 볼 때도 있는 것처럼, 주식도 그런 것 아닐까.
다만 손해를 봤을 때 감정적으로 흔들려서 평소 이상의 비합리적인 선택을 자주 할 수 있기에,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 보다 어떻게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는게 좋겠다고 자주 생각한다.
가진 돈으로 무리하지 않으면서, 주식에서 일어난 일은 주식에 묻어두고 현실에서는 현실의 삶을 열심히 사는 것. 그 정도가 가능할 정도로만 하는 것. 그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식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종종 추천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