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훈주 Dec 03. 2024

MBTI. 외국에선 먹힐까?

우리만 진심인걸까? MBTI.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사실 꼭 MBTI가 아니여도, 그 전엔 혈액형이었고, 또 그 전엔 별자리였다.

어떤 모습으로든 사람을 나누고 쉽게 판단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데 시간을 쏟고 싶지 않은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냥 빠르게 단정짓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우리는 고민하는데 시간 쓰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MBTI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 깊이 들어왔는지 따져보면 코로나 시기인 것  같다.


갑자기 카톡으로 여러 심리테스트 결과 프로그램이 날라들어온 시기도 생각해보면 코로나19다.

'구글 트렌드'로 'MBTI' 검색 빈도를 확인해 본 결과, 2019년도부터 검색량이 증가하여 '2020년 6월'을 기점으로 급증한다.

이 상승곡선은 2022년 7월을 기점으로 다시 검색량이 하락하는데 이건 더 이상 MBTI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젠 인터넷을 보지 않고도 누가 어떤 유형인지 다 파악해 버린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

MBTI. 이거 우리만 진심인거 아니야?




우리만 MBTI 과몰입러 같지만 그렇진 않다. 외국도 과몰입자들이 있다.

심지어 우리보다 먼저!


외국 유튜버를 몇 개 찾아보면 외국에서도 MBTI 관심이 어느정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MBTI에 대한 설명과 시사점을 짧게 잘 정리한 것은 역시 TED 강의다.

https://youtu.be/lN7Fmt1i5TI?si=ucmeS2PD7gyL8NJX


이 영상에선 MBTI 검사자들 대상으로 5주 후 동일한 검사를 진행했을때, 절반 이상이 다른 결과를 받게 되었음을 말하며 MBTI 검사가 곧 내 성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아래와 같이 말했다.


MBTI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데엔 큰 문제가 없으나 성격 검사는 자아 발견을 훨씬 넘어 사용되는 것이 문제다. 학교에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회사는 어떤 직책으로 채용할지에 사용하는데 이는 검사 결과가 개인 특정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 예측하지 못함에도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다.

아마 해외에서도 MBTI 정보를 사회에서 개인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척도가 되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기에 이러한 영상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해외에서 MBTI 열풍은 우리보다 좀더 빠르게 번진 듯 한데 그 이유는 MBTI를 다른 콘텐츠가 많게는 10년 전에 올린 영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은 'Quirkology'이다. 이 분은 심리테스트와 함께 마술적 신비를 함께 콘텐츠로 다뤘다. 가장 흥미로운 콘텐츠는 가장 빠르게 내가 어떤 성향인지 맞춰볼 수 있는 콘텐츠다. 눈을 감고 유튜버가 말하는 내용을 상상해본 결과를 보는 거라 영어 리스닝이 된다면 한번 봐도 좋을 듯 하다.


지금까지도 MBTI 콘텐츠를 마르고 닳도록 찍는 유튜버론 'Frank James'다. 그는 MBTI별 상황 대응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였는데 공감하는 댓글이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성격 검사를 통한 콘텐츠는 세계 각국에서 마르지 않는 샘이구나 싶다.(자막은 아랍어도 지원을 하는데 대체 MBTI는 어디까지 뻗어간 것인가)


https://youtu.be/B17V3PImp7s?si=vPvV8FRUK2zgIDm2


그렇다면 왜 세계인들은 MBTI에 열광할까?


이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한 영상은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 찍은 콘텐츠다.

김경일 인지심리학자가 함께하는 콘텐츠에선 MBTI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심리학 연구 트렌드 반영이다.

https://youtu.be/SScPmuCxBaY?si=BHSvH9pE_YH-f49F


심리학 연구는 아래와 같이 발전한다.

1. 60-70년대 : 주로 남녀 차이 연구

2. 80-90년대 : 서로 다른 문화권에 대한 연구

3. 20년대 : 개인과 개인 차이에 대한 연구

4. 현재 : 개인이 상황 속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대한 연구


MBTI는 2000년대 이후 개인 판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 위한 방법으로 유행하게 된 것이다.

물론 MBTI가 처음 개발된 것은 그보다 한참 전인 1900년대이지만 말이다.


MBTI는 칼 융의 정신분석 이론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엄마와 딸이 홈스쿨링을 하며

인간의 성격이 다양하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만든 게임이 MBTI 시초라는 것이다.

인간의 유형이 적어도 16개 정도 될테니 사람을 볼 때 다양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기 위함인 것.


하지만 아쉽게도 인간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MBTI는 현재 빠르게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듯하다. 마치 예능을 볼 때 각자 룰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우린 사회 관계 속에서도 콘텐츠처럼 살아가고 싶은 건 아닐까.


MBTI를 통해 알고 싶은 것은 타인과 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 그것도 쉽게!




MBTI가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는건 그만큼 우리가 타인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단 반증일지도 모른다. 남을 탐색하기보단 빠르게 판단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정보가 많아지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은 많아졌지만 그와 반대로 우린 서로에게 더욱 피곤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진 하루에 만나는 사람은 많아졌고

그 중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사회다.

그게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면 우리는 이미 지금까지 살아왔던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