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여행하는 이유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예술가는 언제나 약자의 벗이었거늘"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그렇게 한 세네 번 마음속으로 되뇌면 한결 마음이 나아진다.
다양한 삶의 모습은 불편함에서 나온다.
신축아파트에선 찍어낸 듯한 행복이 보인다.
하지만 허름한 골목길을 걸으면 같은 집이 없다.
이런저런 사연은 결핍에서 나온다.
새롭고 낯선 것을 찾으려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예술가는 언제나 약자의 벗이어야 하는 이유다.
"난 진정한 시인이 되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최대한 방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랭보 뮤지컬에 나오는 대사다.
진정한 시인과 방탕한 삶은 무슨 연관인가 싶었지만 이제는 알 거 같다.
단단히 돈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돈을 끊임없이 마르게 해야 그 공백과 허무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나타나는 것이다.
랭보는 17살에 깨달은 걸 나는 이제야 느낀다.
라디오 방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이것 덕분에 적어도 한 주 먹을거리는 채울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자전거를 타는 편이다.
방랑은 빈곤한자의 특권이니.
나는 차를 타면 볼 수 없는 골목길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집에 온다.
신이 하늘에서 본다면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비틀 가는 동선일 거다.
머나먼 곳으로 떠나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돈을 쓰는 게 여행이라고 한다면
나는 여행자가 아닌 방랑자에 가깝다.
이곳저곳 쉴 곳을 찾아, 여름에는 햇빛을 피해 돌아다닌다.
대전이 방랑자에게 좋은 도시인 것엔 틀림이 없다.
대전엔 큰 강이 세 개나 있어 웬만한 지역은 천변 자전거도로를 타고 빠르게 갈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엔 자동차로 움직이는 것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장담한다.
요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만큼 지갑은 빈곤해졌다는 뜻이겠지만
그럴수록 방랑자로 도시에 영원한 이방인이 되어
삶의 번뜩이는 것들을 잡아내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