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글쓰기 습관과 공공시설의 의미
그 사람이 빈곤한지 알아보려면 흘깃 속옷을 훔쳐보자.
입고 있는 옷은 잘 모르지만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은 속옷이다.
그래서 이런 여름은 좀 곤란하다.
자주 옷을 빨고 수건을 빤다는 건 그만큼 해진다는 것.
본격적 더운 여름이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내 속옷은 날로 낡아진다.
대안적 삶을 살아가겠다 다짐했건만
이처럼 살인적인 날씨가 계속된다면 조금 곤란하다.
살고 있는 집에 반 이상이 당장은 쓰지 않는, 하지만 언젠가 올 겨울을 대비한 물품이고
당장 쓰지도 않을 것들을 끌어안고 사는 만큼 발 뻗고 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곤 한다.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라디오 대본을 쓰고, 잡지 원고를 쓰고, 인터뷰를 하고
최근엔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결국 내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그 다짐이 실천으로 되기까진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리 많은 글을 쓰는 것도 아닌 거 같지만 체력이 생각보다 천천히 따라온다.
이게 나이의 무게인가.
무게는 중력. 중력은 끌어당긴다. 어디로? 침대로….
그래서 요즘엔 일어나면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에어컨도 시원하고 여기저기 앉을 곳도 충분하고
마음도 시원해진다.
사람이 참 단순하다.
장소만 조금 바꿔주면 여행하는 느낌이 들고
괜히 마음이 들뜬다.
그럴 때 얼른 집중해야 한다.
들뜬 마음으로 새롭게 글을 쓰기로 다짐한다.
새롭게 글을 쓰기로 했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인물 사전을 만들어볼 계획이다.
소설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꿈을 소재삼아 그들의 꿈을 소설에서라도 이뤄주겠단 생각이다.
처음 프리랜서를 다짐할 때 했던 결심들을
이제야 실천하기 시작한다.
그건
남들에게 보이지 못할 내 속옷들이 꽤나 너덜 해졌기 때문이고
그럴 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송글하게 맺히는 땀방울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미래에서
조금이라도 작은 틈을 벌여보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천 원 한 장도 아쉬운 입장에서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단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