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싸우고 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돌아보는 것은 내 마음이다

by 황훈주

프리랜서로 살겠다 다짐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목표한 금액을 달성한 날도,

그보다 더 번 날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은

바닥에 납작 엎드러져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 더운 날의 연속이다.

많은 날들을 도서관에 숨어 지내는 중이다.

검은 시멘트 바닥을 걷는 날엔

그대로 바싹 구워진 대패삼겹살이 되는 느낌이다.

바사삭.


도서관엔 다양한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졸음과 싸우고,

더위와 싸우고,

권태와 싸우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미래를 향해 혼자만 알 수 있는 주먹질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조금조금 해진다.

IMG_6552.jpeg


한동안 노트북과 씨름하다가

도서관에서 책 한 권 읽지 않는 것이 서러워

책장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만난 책.

나의 감방 일기라길래.

감방 간 게 뭐가 자랑일까 싶어 읽었다.

80년대. 학생 운동 시절 이야기였다.



IMG_6554.jpeg

대학생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뛰는 건 어쩔 수 없다.

10대엔 막연한 연애 때문에,

대학생 땐 술자리 때문에 가슴이 뛰었다면

지금은 그때 했던 고민들과 활동들이

우습지만 또 순수해서 그 모습에서 난 얼마나 멀어졌나 다시 돌아보게 된다.



IMG_6126.jpeg


때론 멋지다며 따라다녔던 동생들도 있었고,

함께 뭐라도 바꿔보자며 힘을 함께했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 뭐라도 바꿔보자 했던 시기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은 지금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으려나.


지금 나는 싸우고 있을까?

프리랜서란 있어 보이는 이름만 달고 싸우길 피하며 안일함을 찾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계속 싸우고 있는 것인지, 싸운다면 나는 뭘 위해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문득 부끄러워진다.



180만 원만 벌면 좋겠단 생각에서

한 달에 100만 원으로 살아보잔 생각으로 점차 바뀌고 있었다.

문득 이 마음이 나 홀로 타협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싸울 시간을 만들기 위한 마음인지 돌아보았다.


어쩌면 나는 계속 피하려고 도망 다니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이전 17화느지막하게 일어나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