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사는 거 다 고만고만하지 뭘~
우리나라 술 문화는 크게 바뀌는 중이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다같이 모이기 보단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수로 모여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진 술은 취할때까지 마신다. 기분좋게 간단히 마시는 날엔 맥주를, 취하고 싶은 날엔 소주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유별났다. 지금도 OECD 국가 중 술 소비량이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 같진 않은게 외국인 선교사들이 조선에 방문했을 때 매번 놀랐던 것이 폭음 문화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록에 따르면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것이 흉이 아니었고, 나아가 길거리엔 술을 마시고 취한 이들이 많다고도 이야기 하곤 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돌아보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한국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샘리처드 교수는 한국의 술 문화, 특히 대학가 술 문화에 대해 재밌게 관찰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술을 마시고 즐기는 모습이 “타인에 대한 책임감과 신뢰“가 기반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서구권에선 술을 단과대 단위로 마시게 되면 준경찰이 와서 혹시 모를 소동에 대비해 있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은 술 인심이 넉넉한 것도 있겠지만 그 안엔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https://youtu.be/RJ2BYmZJLdA?si=4A-6TNGn80cTuj0A
그런데 정말 해외는 술 문화가 우리와 다를까? 사실 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사실 방법과 드러나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술을 취하도록 마시는 것은 어디나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듯하다. 사회적으로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대인관계를 잘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강연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테드 강의에서 Jen Gilhoi는 서로의 관계를 더 깊게 하기 위해 술이 아닌 상대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필요함을 말한다. 그녀는 미국 2,300만 명이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가적 비용은 매년 2,5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 강의는 대인관계를 잘 하고 협업을 잘 하는 사람을 증명하는 방법이 술이 아닌 다른 것으로 옮겨가야 한다 주장한다.
https://youtu.be/Dov0WtIxSNI?si=UJFJYMC-SoNwz2J1
다만 미국은 청교도 정신이 박힌 나라이기 때문인지 술에 대해 금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alcohol culture in amarica’로 유튜브에 검색했을 때 처음으로 성인이 되어 술을 마시는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재밌는 것은 댓글 반응이었는데 가장 눈에 띈 댓글은 아래와 같다.
“미국에서 21살. : 야호! 이제 술 마실 수 있네!
유럽에서 21살 : 이제 술 끊어야 겠다”
이 댓글은 많은 공감을 받았는데 대부분 유럽에선 13살쯤 처음 술을 접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이탈리아에선 4살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와인과 술을 받았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유럽에선 술, 특히 와인은 식문화의 한 분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더욱 술을 마시는 것엔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https://youtu.be/HdMzpiuA9o4?si=-mRftUBeR-eq4OQb
유럽과 미국의 술 문화 차이는 그들에게도 흥미로운 주제인지 “is there a drinking culture difference?”라는 키워드에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여러 영상을 찾아보면 확실히 유럽은 술에 대한 문화가 자유로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식문화에서 와인이 빠지지 않고, 오히려 10대에 너무 취해서(?) 20대엔 술을 끊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음주 문화가 아에 없다고 볼 순 없다. 조금 예전 자료이지만 미국 대학생 중 53%정도가 숙취때문에 다음날 학교 수업에 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술을 즐기고 적당히 취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했다.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세계 음주 문화를 비교한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에서 미국은 해피아워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후 5-7시까지는 주류를 조금 싸게 파는 문화인데 이때 직장 동료들과 간단히 술을 즐긴다는 거다. 물론 미국에선 서로 먹을 것을 각자 시켜 먹는 편이다. 또 미국에서도 성인이 되면 술을 마실 수 있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대학 내에선 음주 문화가 심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yLvrHS8dWb0?si=wlL_XlIB_9jkq6bp
결국 문화라는 것은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지닌다. 인류가 술을 발명하고 발전시킨 역사를 보면 보편적으로 취하고, 함께 모이고, 마음을 나누고 싶어했다. 그 가운데 얼마만큼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보여지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또 더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과연 우린 어떤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 그것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달린 질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