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훈주 Oct 16. 2024

유성온천.  왜 유성온천인가. 왜 이곳에 집중하는가

기획 보도 1. 유성온천. 천년의 꿈을 품다

20년 11월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온천관광지구의 활력증진을 위한 도시경쟁력 확보방안」 연구에 따르면 온천은 2014년을 기점으로 쇠퇴 중이다. 유성구는 20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0년 온천지구 관광거점 공모사업」 선정 이후 유성온천지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시대에 따라 콘텐츠의 소멸은 자연스러운 것이나 그럼에도 왜 유성온천인가.


1994년. 유성구는 제주, 경주, 부산 등 전국 다섯 개 지역과 함께 우리나라 첫 관광특구로 지정되었다. 유성이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유는 교통의 중심이었고, 93 엑스포 이후 외국인 및 관광객 유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성온천이라는 매력적 콘텐츠도 한몫했다.

유성온천지구는 온천을 중심으로 숙박업소가 발전했다. 관광특구 지정 목적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촉진이다. 관광특구 지정 시 ‘외국인 관광객 연간 10만 명 이상, 공공 편의시설 및 숙박시설이 충분히 갖춰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 당시 유성온천지구엔 약 10개의 호텔과 200여 개의 숙박시설이 있었다.


유성온천은 흔히 천 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유성온천 개발은 일제 강점기에 이뤄졌으나 그 기록은 삼국시대까지 올라간다. 기록 문헌에 유성온천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사> 56권이다. 또한 <세종실록>과 <태종실록>에 왕이 유성온천을 행차한 기록도 있다. 조선왕조가 시작될 무렵에는 임금이 쉬어 갈 정도로 훌륭한 온천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유성 관광특구 지정은 유성온천지구에 많은 관광객을 오게 하기 충분했다. 당시 관광특구의 가장 큰 특혜는 ‘통행금지 해제’다. 당시 야간영업시간은 제한되어 있었다. ‘유흥업소가 과소비와 퇴폐 풍조를 조장하며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런 상황 속 영업 제한을 풀어준 관광특구엔 주변 도시에서 놀러 오는 손님도 많았다. 꼭 온천이 아니더라도 유성온천지구에 숙박업소가 많고 잘 되었던 이유는 또 있다.


“예전엔 서울 손님도 있었어. 야간엽업 시간이 제한될 때 즈음 유성구로 넘어오는 거지. 여긴 늦게까지 놀 수 있고 이후 숙박 시설도 많았으니까. 또 어디서든 오기도 좋고.”


과거 영광을 목도한 모텔 주인이 기억하는 90년대 유성온천지구다. 또한 서해안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논산, 옥천 가는 길은 상습 정체 구간이었다. 서울에서 부산에 가려면 꼬박 이틀이 걸리는 일이 많았다. 그때 경유지로 대전을 많이 선택했다고 한다. 교통이 좋지 않던 시절 이야기다. 그때는 매번 숙박시설 대부분 방이 꽉 차서 손님들을 선화동 쪽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또 70년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신혼여행은 보통 국내 여행이었다. 경치 좋은 속리산, 설악산을 등반하고 부산에서 회를 먹고 대전 유성온천에 와서는 온천욕을 즐기고 하룻밤 묵는 일이 많았다. 유성호텔, 경하온천호텔, 계룡스파텔을 방문했던 신혼부부가 많았던 시절이 있다. 온천을 즐기고 다음 날엔 동학사로 여행을 떠나는 코스가 대부분이었다.


관광특구로 교통의 요지로 또 누군가에겐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던 유성온천지구다. 관광객 인구가 많다 보니 대형 음식점도 많았다. 한정식집, 일식집 등 단체 손님과 접대를 위한 가게도 많았다. 그러나 시대는 점차 변했다. 교통 발전으로 전국은 하루 생활권이 되었고 야간영업 통제도 폐지되며 관광특구 메리트도 사라졌다. 또한 온천이라는 콘텐츠 자체 경쟁력이 낮아졌다.


풍선을 크게 불고 바람을 빼면 예전 모습을 되찾기 어렵듯 관광객이 많이 들어왔다 나간 유성온천지구도 과거와 현재의 괴리감에서 헤매는 중이다. 


그럼에도 유성온천지구에 주목하는 이유는 도시 정체성과 지역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유성온천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며 국내 온천이용순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도시 콘텐츠는 곧 도시 정체성이다. 세대 간 도시 기억을 연결해 주는 것이 도시 콘텐츠다. 오랜 세월 중심이 된 온천을 버릴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온천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과거와는 다른 문맥으로 온천을 바라보고 새롭게 브랜딩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 과제는 대학 내 젊은 청년과 함께 해결하며 세대 간 연결을 이룰 수 있다. 유성온천지구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단지가 밀집해 있다. 유성구 다양한 자원을 한 데로 묶어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키가 유성온천지구에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인은 찜질방을 좋아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