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서른두 살에 처음으로 준비해 보게 되는 취업 준비, 나는 수능도 안 보고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을 왔고 또 대학에서도 사범대의 특성상 취업 준비로 해야 하는 학점관리, 자격증, 영어(토익, 토스), 대외활동, 인턴 등등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사범대는 대부분 임용고시라는 시험 하나만 바라봤기 때문에 다른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1도 쓰지 않았었다. 그런 내가 32살에 회사라는 곳에 취업을 준비하니 이건 뭐, 어떤 순서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칭,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서 어떤 순서로 준비하면 좋을지 생각을 해봤다. 아니 그런데 정보가 너무 많아서인지 더 헷갈리고 어려워져만 갔다. 그러던 중 ‘면접 왕 이형’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나름의 희망적인 느낌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 취업 관련 정보를 듣고 또 단기로 취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도 참석을 했다.
스프레드시트에 여러 회사의 정보와 내가 지원한 회사를 영역별로 정리해둘 수 있는 카테고리가 체계화된 자료였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도록 이형의 강의와 스터디원들을 꾸려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한번 믿고 참석해 보기로 했다.
적은 금액은 아니었기에 투자한 만큼 잘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첫 강의를 듣고 스터디원들도 어찌어찌 다 구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아무리 봐도 나처럼 나이가 많으면서 취업 준비가 이렇게 안된 사람들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거의 대부분이 대학 졸업 후 취준생이어서 20대 중 후반이 많았다.
그 속에서 함께 어울리려고 하다 보니 사실상 좀 마음이 어려웠다. 그리고 나는 일반적인 스펙을 가진 게 아니라 30대 초반에 직무를 전환하는 것이었고 마케팅에 관련된 역량도 사실상 제로였다고 볼 수 있어서 점점 동기가 사라졌다.
그러던 와중 회사 몇 군데에 지원을 했었는데 문턱이 좀 낮았던 회사에 붙게 되었다. 면접도 그냥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했던 부분이 좋게 보였나 보다. 그래서 회사가 붙은 채로 취업 프로그램을 듣는데 의미가 있을까 싶었고, 특히 며칠 참가해 보니 내가 들어야 할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다.
결국 영어 학원에 이어서 취업 준비 프로그램도 그만하는 걸로 정하고 환불을 요청했다. 그런데 내가 이 프로그램을 길지 않았지만 경험을 해보고 난 뒤 스스로 선택을 해서 그만하게 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영어 학원을 그만두던 때와 비슷한 심경이었다. 마음이 좀 불편했고 나의 열정과 동기가 상승하다가 와르르 무너진 기분이어서 이때도 자존감이 많이 하락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영어도 취업 준비 프로그램도 그만하게 되었고 내 수준이 도대체 어디쯤 와있는지 확인하며 자기 객관화를 하기 시작한 시기가 되었다. 마케팅은 아닌가, 뭔가 잘못된 건가 싶은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