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ㅣ합격 통보는 달콤하다.

[서울 상경 or 직무 전환 시리즈]

by N진인생

내 나이 서른둘, 회사 취업은 처음이었다. 인터넷에 나와있던 다양한 정보들을 취합해 나름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을 계속해서 주워 담을 때마다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시대는 쏟아져 나오는 정보로 인해 과부하가 오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각종 광고와 허위 정보 등등.



나도 이런 휘몰아치는 정보들 가운데 휩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리저리 치인 나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이 시대의 젊은 MZ 세대를 보고 지적(?) 했던 그 모습이 나에게도 보이고 있었다. 바로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다. 높아져도 너무 높아졌다. 분명 처음 직무를 전환하고자 마음먹었을 때는 '작은 회사에서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배워가는 입장으로 몇 년 동안은 고생하자', '눈만 높아져 있는 그 젊은 청년들과는 다르게 꿋꿋하게 성장해 보자' 등 이 같은 마음을 품고 취업 준비를 했건만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변해있었다.



예컨대 조금 더 나은 회사, 연봉, 복지, 평점 등등 수없이 많은 것을 비교하고 있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왜 그랬을까? 어떤 불안감에 휩 쌓였길래 그랬을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말 어딘가에 홀려있던 내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좀 더 나은 회사를 찾던 중 그래도 지원한 몇 군데의 회사에서 면접을 오라고 했다. 집에서 챙겨온 검정 슬랙스 바지에 검정 마이를 챙겨 입고 자신 있게 다녀왔다. 다행히 면접은 자신이 있었다. 서울에 온 목적을 명확하게 알고 있던 나였고, 꽤나 열정(?) 적인 상태였어서 그런 부분이 면접관에게 전달이 잘 될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맞았다. 면접을 다녀온 뒤 다음 날이었다. 최종 합격 통보가 문자로 왔다. 정해진 날짜에 교육이 시작된다고 그때 보자는 식으로 문자가 왔다. 사실 나는 그 회사의 문턱이 좀 낮은 것도 알고 있었고 내가 눈높이가 높아진 뒤에 비로소 가고 싶었던 회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합격 문자는 생각보다 달달했다. 그 이유는 '나'라는 사람에게 최저 연봉 즉, 30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회사에서 나를 위해 쓰겠다는 것으로 검증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에 온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선 결국 '돈'이라는 것에 집착돼 있기에 이 지역이, 이 나라가, 이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구나 싶었다.



왜냐? 없는 나도 이러한 곳에 와보니 똑같이 그 중요한 가치에 휩쓸렸기 때문이다. 정말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는 찰나에 더 높은 곳, 더 나은 곳, 더 많이 주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던 나의 모습이 정말 무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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