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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문하는 임정아 Jan 01. 2024

딸아 너의 미래를 응원해

네가 행복하다면 됐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좋은 노래 듣는 것보다 내가 부르는걸 더 좋아한다.

첫 직장에서 노래 잘하는 남자를 보고  반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멋지게 잘 부르길래

평생 옆에서 저 노래를 듣고 싶다 하고선

원래 있던 전도유망한 , 7년 사귄 남자 친구를 미련 없이 버렸다. 아니 포기했다.


그 업보 때문일까?

국어 1등급 영어 1등급을 받는 고1 막내딸이

공부를 미련 없이 놓겠단다. 그러고는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하다며 실용음악학원에 다니고  싶다한다.


둘째에게 걸었던 기대와 실망감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네가 엄마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네가 엄마의 자랑이 되어주면 안 되겠니?"매달려보았다.


2시간 대화 끝에 아니 대치 끝에 눈물을 쏟는 아이에게 더 이상 엄마를 위한 공부를 바랄 수는 없었다.


"저희 학원에 들어올 때

보통은 아이는 웃고 어머님은 울상이시죠"

나는 활짝 웃고 들어갔다.

"아이가 노래하는 동안 '우리 애 재능 없다고 말 좀 해주세요'하고 부탁하는 학부모님이 많으십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성대가 약한 것 같은데 그것만 신경 써주시고 잘 부탁드립니다.

힘껏 응원해야죠. 이왕 결심한 일인데"


실용음악학원을 나서자마자 아이가 세상 환하게 웃는다.  집에 와서는 매일 노래연습이다.

그래 그거면 되었다.


-----------



곧 고2가 되는 막내가

공부를 포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도 펑펑 울면서...


엄마인 나는

둘째에게 걸었던 기대와

꼭 그만큼의 실망감을

막내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너는 공부에 소질이 있으니

그 길을 가면 안 되겠니?

붙잡아보지만...


아이의 눈물과 간절함에

결국 두 손 들고 만다.


그래

네가 행복하다면

네 뜻대로 해보렴


그 길이 공부보다

열 배 스무 배

더 힘들고 아플 텐데


기어코 가보겠다니...


또래보다 너무 반듯해서

친구관계도 어려운 막내...


상처도 쉽게 받고

마음 졸이는 모습이 안타깝다.


아이고 금쪽같은 내 새끼

제발 아파하지 말기를...



(아이는 재웠는데

나는 잠이 오지 않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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